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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자국의 사드 보복 비판한 선즈화는 반골 지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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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기밀 누설 혐의로 투옥된 적도 있어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최근 자국의 한국에 대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강력하게 비판해 화제가 되고 있는 선즈화(沈志華·67) 상하이(上海) 소재 화둥(華東)사범대 교수는 그야말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반골 지식인으로 유명하다. 지난 세기 80년대 초에는 국가의 중대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옥고를 치른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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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을 비판한 선즈화 상하이 화둥사범대학 교수. 반골 지식인답게 소수의견을 강단 있게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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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교수를 잘 아는 베이징 지인 A 씨의 25일 전언에 따르면 그는 지난 19일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외국어대학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북한은 잠재적 적이고 한국은 친구일 수 있다.”면서 “사드 보복은 대체 누구의 아이디어냐. 장기적으로 중국에 필요한 한국 민심을 얻지 못할 것이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어 “사드 보복, 반한 감정은 머리에서 지우고 한국의 결정에 맡겨보자.”고 도 덧붙였다. 이는 그동안 일방적으로 한국을 비난한 중국 내 여론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입장으로 중국적 상황에서 보면 대단히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반골적 성향을 살펴보면 전혀 의외의 입장 표명은 아닌 것 같다. 베이징 출신인 그는 어려서부터 대단히 총명했다고 한다. 명문 중의 명문으로 통하는 베이징쓰중(北京四中)을 졸업한 사실만 봐도 그렇다고 단언해도 좋다. 지금은 비리 혐의로 무기징역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보시라이(薄熙來·68) 전 충칭(重慶) 서기의 1년 후배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그러나 중학 졸업 후에는 그 무렵 찾아온 문화대혁명(문혁)의 유탄을 맞는 횡액을 당해 대학에는 진학하지 못했다. 대신 13년 동안 농촌으로 하방돼 중노동을 하는 운명을 받아들여야 했다. 다행히 문혁 종료 후인 1979년에는 자격고시를 통해 사회과학원에 진학, 세계사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을 수 있었다.

졸업 후에도 그의 인생은 평탄하지 못했다. 1982년 국가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체포된 것이다. 이 때문에 2년의 옥고를 치른 후에도 제대로 된 생활을 할 수 없었다. 결국 개혁, 개방 열풍이 한창이던 광둥(廣東)성으로 내려가 장사에 투신하는 길을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됐다. 그가 학문의 길로 다시 들어선 것은 그의 나이 무려 46세 때인 1996년이었다. 모교인 사회과학원의 당대중국사연구소의 특약 연구원으로 초빙되면서 오랜 방황을 끝내고 학계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후 중소관계사와 한국 전쟁 연구에 전념, 일가를 이루게 됐다. 지금은 화둥사범대학의 종신교수로 임명될 만큼 학문적 업적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반골 기질은 여전하다. 최근 ‘사드 보복’ 관련 입장 표명도 이런 그의 성향과 밀접한 관계가 있지 않나 싶다. 아무려나 이로 인해 그의 강연 내용은 일부 양식 있는 지식인과 학생들 사이에서 예상치 못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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