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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토론전쟁⑤]내공빛난 바른정당, 수준높은 대화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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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한 논쟁이어져..양측의 정치 내공 빛나

일상적인 대화바탕으로 토론이어가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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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의외로 ‘핫’했다. 토론의 정석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동문서답이나 인신공격성 발언은 거의 없었다. 여기엔 ‘2인 토론’이라는 구조적 특성도 한몫을 했다. 발언시간이 넉넉하니 상대적으로 논점이 흐려질 여지가 적었다. 유승민·남경필 후보는 위기에 몰린 바른정당과 그에 따른 해법, 주요 공약에 대해 상대 논리의 모순을 찌르며 논쟁했다. 과거 한나라당·새누리당 시절부터 20년 가량 여의도를 누비며 축적해온 두 후보의 정치내공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두 사람은 적어도 ‘대화’를 했다. 다른 당의 후보처럼 ‘다·나·까’체를 쓰며 원고를 읽지않았다. “맞죠?” “하나만 물어볼게요” 등 일상 대화체만으로 토론에 생기가 돌았다. 논점이 빗겨갈 경우 “질문 피하지 마시고요”(유승민)라며 끝까지 답변을 얻어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정책 토론도 결국 ‘대화의 총합’이다. 대화가 아닌 홍보에 치중한 다른 당 후보들이 새겨들을 만한 부분이다.

단순히 화법뿐만 아니라 비언어적인 요소도 풍부했다. 영남권 토론회에 앞서 두 후보가 자켓을 벗고 소매를 걷어 부치는 장면은 숨은 하이라이트 장면이다. 몸이 가벼워진만큼 대화도 ‘핑퐁’하듯 자유로웠다. 적극적인 제스쳐 사용도 지루함을 덜었다. 논조를 강조하기 위해 팔을 좌우로 벌리거나 무대를 자유롭게 사용했다. 상대와 눈을 마주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정책에서도 마찬가지다. 서로의 공약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질높은 논쟁을 이어갔다. 유 후보가 “당장 급한 현안도 많은 데 왜 위헌 소지가 있는 공약(모병제, 사교육 폐지 등)을 골랐느냐”는 지적이나 남 후보가 “칼퇴근법, 육아휴직 3년 개별적으로 좋지만 구름에 떠있는 끝단의 정책”이라는 반박이 대표적이다. 모두 양측 상당한 준비와 공부량을 가늠케하는 정책 이해를 바탕으로 한 타당한 지적이었다.

설전 중간에 끼어든 유머도 활력을 불어넣었다. “좋아하는 동생인데 요즘 너무 까칠해”(유승민) “내 단점은 키 작은 것 하나” (남경필) 등의 농담으로 자칫 감정적인 신경전으로 번질 수 있는 토론회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정직한 정책 토론도 좋지만 대중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후보들이 내세운 정책들이 아직 대중들에게 낯선 것이 사실이다. 모병제·육아휴직 3년·사교육 폐지 등의 정책이 쏟아졌지만 무엇이 중요한 지 판단하긴 쉽지 않았다. 이에 전략적인 포인트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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