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독자 마당] '이쑤시개' 말고 '이치개'라 하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양지(楊枝)'는 버드나무로 만든 이쑤시개다. 과거 불교도가 냇버들 가지로 이를 닦은 데서 유래한다. '양지'로 '양지질'을 한 깨끗한 입으로 불경을 외어야 한다고 여겼기에, 수도의 첫걸음이 양지질이었다. '양치(養齒)질'은 이 '양지'를 '치(齒)'에 연결시켜 등장했다. 일본인은 '양지'를 그들 발음 그대로 '요지'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광복 후 단순히 국어 순화 차원에서 일본말 '요지'를 '이쑤시개'로 쓰자고 한 것 아닐까.

'빗치개'라는 예쁜 말이 있다. 옛 여인들이 빗살 틈의 때를 빼거나 가르마를 탈 때 쓰는 은행잎 모양의 도구다. '치다'는 '물건을 파내거나 그러내다'라는 뜻이다. 그러니 '이쑤시개'는 '이치개'로 고쳐 불렀으면 한다. 어감이 좋으며 음절 수가 적고, 발음도 편리하니 잇새의 불결한 물건을 없애는 도구의 이름으로 제격이라고 본다.

[류영남·前 부산한글학회장]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