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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어, 이 목소리는? 배우들이 읽어주는 우리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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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이 낭독 오디오북 100편 완간

박정자·손숙·최민식·예지원 등 동참

1910년대부터 80년대 문학 총망라

친근한 배우들의 목소리로 듣는 한국 근현대 중·단편소설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 오디오북 100편이 완간됐다. 2014년 11월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박정자 배우가 김명순 작가의 ‘나는 사랑한다’를 낭독하며 첫 녹음을 시작한 지 2년 4개월 만이다. 100편의 총 낭독 시간은 104시간 20분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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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중·단편소설 오디오북 제작에 재능기부로 나선 예지원. 정비석의 ‘성황당’을 읽고 있다. [사진 커뮤니케이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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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인의 배우…’는 근현대 한국문학 100년을 재조명하고 귀로 읽는 새로운 독서 문화를 확산하려는 취지로 한국연극인복지재단과 EBS, 출판사 커뮤니케이션북스가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다. 한국연극인복지재단은 낭독 배우 섭외를, EBS는 낭독 연출과 녹음을, 커뮤니케이션북스는 작품 선정과 오디오북 유통을 각각 담당했다. 낭독 내용은 그동안 EBS FM ‘책읽어주는 라디오’로 방송됐고, 오디오북으로 만들어져 CD와 음원 파일로 판매됐다. 오디오북은 2015년 5월 1차로 11편을 선보인 뒤 10차례에 나눠 출시했으며, 지난 21일 마지막 11편을 출시하면서 100편을 채웠다. 작품별 가격은 CD 1만9800원, 카카오페이지·오디언 등 스마트폰 앱을 통한 음원 다운로드 990원으로, 낭독자 인세는 참여 배우 공동 명의로 한국연극인복지재단에 기부된다. 2015년 첫 출시 이후 지금까지의 기부액은 2100만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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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중·단편소설 오디오북 제작에 재능기부로 나선 최민식. 이범선의 ‘오발탄’을 읽고 있다. [사진 커뮤니케이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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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 작품은 나혜석의 ‘경희’(1918)부터 양귀자의 ‘원미동 시인’(1986)까지 1910년대에서 80년대까지를 아우른다. 각 작품 속에는 식민지 시대의 비참한 현실(‘고향 없는 사람들’ ‘지하촌’)과 지식인의 갈등(‘이녕’ ‘경영’), 전쟁의 광기와 상처(‘비 오는 날’ ‘요한 시집’), 산업화와 소외된 삶들(‘영자의 전성시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등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태준의 ‘달밤’, 최명익의 ‘심문’ 등 북한 작가의 작품도 14편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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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중·단편소설 오디오북 제작에 재능기부로 나선 박정자 배우. 김명순의 ‘나는 사랑한다’를 읽고 있다. [사진 커뮤니케이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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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에는 전무송·손숙·강부자·윤석화·최민식·조재현·안석환·안재욱·문소리·예지원·강신일·정재진·한명구 등 우리 시대 내로라 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하성광·배해선·지현준·이명행·양준모·김호영 등 차세대 배우들도 동참했다. 배우 가족이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전무송·전현아 부녀는 각각 ‘징 소리’(문순태 작)와 ‘중국인 거리’(오정희 작)를 읽었고, 신현종·전국향 부부는 임철우의 ‘사평역’을 함께 읽었다. 또 최주봉 배우는 능청스런 충청도 사투리 연기로 이문구의 ‘우리 동네 김씨’를 읽었고. 황영희 배우는 감칠맛 나는 남도 사투리로 한승원의 ‘목선’을 들려줬다.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측은 “대부분의 배우들이 낭독을 부탁하면 선뜻 응했다. 프로젝트가 진행될수록 참여를 희망하는 배우들이 많아 선정에 오히려 부담을 느낄 정도였다”고 전했다. 박정자 이사장은 “100명의 배우가 기꺼이 나서 역할을 해줬다는 게 가슴 벅차다. 배우들의 낭독을 들으니 활자로 된 인물이 살아나는 느낌이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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