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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2017 시민의 선택-남경필]연정·협치가 대표 브랜드…정치적 동지 ‘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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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바른정당 남경필 대선 경선후보(52)는 “대한민국 리빌딩”과 “뉴(새로운) 리더십”을 외치며 지난 1월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50대 초반의 젊은 나이지만, 차곡차곡 정치적 관록을 쌓았다고 평가할 만하다. 5선 국회의원·경기지사를 거치는 동안 ‘영원한 소장파’ 이미지와 ‘연정·협치’ 같은 정치적 자산을 형성했다. 하지만 국정농단 정국이란 거센 외풍에 좌표를 잃은 상황이다.

■ ‘금수저·오렌지’ 꼬리표

남 후보는 ‘금수저’다. 남 후보의 조부는 운수회사 ‘경남(경기도의 남씨라는 뜻)여객’ 남상학 창업주다. 아버지 남평우 전 의원은 경남여객을 경영하다 수원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두 차례(14·15대) 달았다. 1998년 부친이 사망하자,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남 후보는 아버지 유지에 따라 유학을 접고 그해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33세였다. 선친 지역구에서 5선을 했고, 재력도 물려받아 ‘오렌지 정치인’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남 후보는 자신의 ‘콘텐츠’를 강조한다. “유권자들이 나를 선택해준 것은 고난을 극복한 과거의 영웅 같은 어린 시절 스토리가 있어서가 아니다. 내가 그동안 해왔던 여야를 뛰어넘는 연정과 협치를 좋아해준 것이다.”(수필집 <가시덤불에서도 꽃은 핀다> 중) 남 후보는 “나는 미국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처럼 다른 사람을 떠먹이는 금수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금수저 배경은 여전히 그에게 취약한 지점이다. 2014년 8월, 부인과 합의이혼한 직후 큰아들의 군 가혹행위 논란이 불거졌을 때 그의 집안이 싸잡아 비난 대상이 됐다. 오렌지 이미지는 과거 그의 좌충우돌 정치 행보와 맞물려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 영원한 소장파

남 후보는 한나라당 시절부터 소장파로 분류됐다. 수시로 당 지도부에 반기를 들었고, 청와대에 맞서기도 했다. 2002년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당권·대권 분리 문제를 놓고 벌인 공개 설전과 2008년 포항까지 내려가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의 총선 불출마를 종용한 일화가 회자된다. 보수개혁 가치를 강조하면서 새누리당에서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을 주도하고, 경기지사로서 공유적 시장경제를 주창했다.

그는 자신이 대의를 따라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여권 열세가 전망됐지만 당시 친박계 지도부에 떠밀리다시피 해 경기지사에 출마했다. 한때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으로 불렸던 한나라당 쇄신파 중 유일하게 남 후보만이 대선 경쟁 반열에 들었다는 평가도 받는다.

하지만 튀는 행보로 ‘제 몸집 키우기’에만 골몰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정치적 리더십 한계도 거론된다. 20년 정치를 하면서 자신을 따르는 계파 혹은 정치적 동지들을 만들지 못했다. 남 후보 캠프에는 김무성계가 합류하기 이전 현역 의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 방향 잃은 ‘연정 브랜딩’

남 후보의 대표적 브랜드는 연정이다. 경기지사에 취임하면서 야당 인사에게 부지사직을 내주고 경기도 내 3개국의 예산편성권·인사권을 주는 등 지자체 최초로 연정을 도입했다. 그는 “경기도에서 성공한다면 대한민국 정치문화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국정농단 사태를 거치며 연정 어젠다의 주도권은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후보에게 넘어갔다.

자유한국당과 연대 문제도 숙제다. 남 후보는 한국당과의 후보 단일화 등 연대에 반대한다. 하지만 야권으로 쏠린 대선 국면에서 연대 요구는 계속 불거질 것이고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남경필 ㅣ 바른정당 경선 후보 탐구

1965년 경기 수원 출생 / 1983년 경복고 졸업 / 1988년 연세대 사회사업학과 졸업 / 1993~1994년 경인일보 기자 / 1996년 예일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1998~2014년 15·16·17·18·19대 국회의원 / 2001년 한나라당 대변인 / 2010~2011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 2011년 한나라당 최고위원 / 2012~2014년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 대표 / 2013~2014년 국회 동북아역사왜곡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2014년~ 34대 경기지사 / 2016년 새누리당 탈당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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