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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캄보디아서 모유 사다 미국에 판매…“여성 착취”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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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미국 업체가 캄보디아에서 벌여온 ‘모유 수출’ 사업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캄보디아 여성에게 받은 모유를 미국에서 판매하는 이 사업이 가뜩이나 취약한 캄보디아 여성과 아이들의 건강 상태를 더 악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23일 프놈펜포스트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캄보디아 정부는 모유 수출을 놓고 논란이 일자 2년 전 자국에 진출한 미국 업체 암브로시아 랩스의 영업을 중단시켰다. 모유를 파는 임신부의 건강이 우려되고, 모유가 인체 조직의 범주에 포함되는지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이유다. 캄보디아 세관당국은 아운 폰 모니로트 재경부 장관이 추가 수출을 막는 서한에 서명했고, 해당 업체의 사업 재개 허용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암브로시아 랩스는 캄보디아 여성들로부터 온스(약 30㎖)당 약 64센트(720원)에 모유를 사들여 온스당 4달러(4480원)에 미국에 공급해왔다.

하지만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은 이 사업이 캄보디아 저소득층 아기와 여성들을 영양실조 상태로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니세프 캄보디아지부 이만 모루카 대변인은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 가난한 여성들을 착취해선 안된다”면서 “모유도 혈액과 같은 인체 조직으로 간주해 상업화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업체는 이 사업이 미국인뿐만 아니라 캄보디아인에게도 혜택을 주는 ‘윈·윈 사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라이언 뉴웰 공동설립자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우리는 여성들에게 다른 곳에서 벌어들이는 것보다 2~3배 수입을 올리는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었다”면서 “이들은 직장에서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모유를 팔아 생활비를 벌어온 저소득 여성들은 이번 정부 조치로 생계를 꾸려가기 힘들다고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에선 인터넷을 통한 모유 거래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박테리아 증식이 발견되는 등 위생 논란을 낳고 있기도 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김진우 기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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