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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성장절벽 탈출의 길…한국 경제 `디체킹`으로 재출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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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보고대회 / 격동의 동북아, 한국 생존의 길 ④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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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달러를 처음 돌파했던 2006년. 영국 셰필드대와 미국 미시간대는 약 10년 후 경제 판도를 전망하는 '2015 세계 경제력 지도'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2015년 한국의 1인당 GDP가 3만8249달러로 세계 6위, 전체 GDP는 1조9000억달러로 세계 7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때까지의 한국 성장 추세를 감안해 나온 계산이었다.

실현된 결과는 우리가 아는 대로다. 한국은 10년째 1인당 소득 2만달러의 늪에 빠져 있다. 지난 10년은 성장 관점에선 '허송세월'이었다. 여기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바닥까지 내려간 신뢰 위기가 우리 공동체를 무력하게 만들고 있다.

23일 매일경제신문 창간 51주년을 맞아 열린 국민보고대회의 경제 분야 주제는 '디체킹(D-checking) 코리아'였다. 매일경제와 독일계 전략컨설팅회사 롤랜드버거가 공동으로 수행한 '제2 한국보고서'의 결론은 한국이 직면한 '성장 정체와 공동체 가치 붕괴'가 너무 심해 비행기로 치면 완전 해체 수준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제2 한국보고서는 1997년 발표된 '매경-부즈앨런&해밀턴 한국보고서'의 2탄에 해당한다. 20년 전 매일경제신문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한국 상황을 '넛크래커'로 진단해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현재 한국은 생산가능인구, 소비, 고용, 투자 등이 동시에 줄어드는 '4대 절벽'에 직면해 있고 이는 '성장절벽'으로 이어졌다. 최근 LG경제연구원은 3년 이내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이라 예상했다. 항공용어 스톨(stall)은 비행기가 서서히 속력을 잃고 자체 중량을 지탱할 정도의 뜨는 힘을 잃으면서 추락하는 현상을 지칭한다. 한국 경제는 지금 스톨포인트에 근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더해 추가로 '신뢰 하락'과 '4차 산업혁명'이라는 두 가지 도전이 몰아치고 있다. 한국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겪으며 '신뢰진공' 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을 비롯한 국가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추락했다. 시민사회 내에서의 불신은 점입가경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간 갈등의 벽이 생긴 지는 오래이고 '촛불집회 참여자'와 '태극기집회 참여자'라는 새로운 전선이 더해졌다.

4차 산업혁명은 도전인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 4차 산업혁명 파도에 제대로 올라타면 끊어진 소비, 고용, 투자를 일거에 회복시킬 수 있다. 그러나 저절로 되지는 않는다.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전략이 필요하고 젊은 인재들이 새로운 운동장에서 맘껏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사회적·제도적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 그 작업이 디체킹의 핵심이다.

■ <용어 설명>

▷ 디체킹(D-checking) : 비행기 정비 유형 중 가장 높은 단계로 동체의 완전 해체를 수반하는 작업이다. 약 6년에 한 번꼴로 실시되며 디체킹을 받으면 새 비행기 수준으로 재탄생한다.

[기획취재팀 = 노현 차장(팀장) / 최승진 기자 / 채종원 기자 / 송민근 기자 / MBN = 정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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