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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수면위 10m서 예상밖 암초…열려진 선미램프 밤새 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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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습 드러낸 세월호 / 세월호 인양 시도 이틀째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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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밤샘 작업에 이어 숨가쁘게 돌아간 세월호 인양 현장은 23일 저녁 선박 뒷부분의 차량통행용 램프(좌측 방향)가 열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난관에 부딪혔다.

이철조 세월호 인양추진단장은 23일 오후 10시 진도군청에서 긴급 브리핑을 통해 "오후 6시 반경 잠수사가 선미에 11m 길이의 램프가 열려 있는 것을 확인한 상황"이라며 "이 상태로는 반잠수식 선박에 싣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소조기(24일) 내 인양을 위해 좌현 선미 램프를 제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본인양 개시 이후 이날 오전 선체 한 쪽 면이 해수면에 모습을 드러냈고, 오후 10시께 선체가 해수면 위 10m까지 올라가 인양 목표 지점인 해수면 위 13m를 눈앞에 두게 됐다. 하지만 해수면 위 높이가 그대로 10m에 머물렀고 선미 지장물 확인작업에 들어갔다는 소식만 전해진 상황이었다.

길이 144m, 폭 22m의 세월호는 해저 44m에 가라앉아 있어 해저에서 35m를 들어 올리면 누워 있는 세월호 22m 폭 중 13m가량(반잠수식 선박에 싣기 위한 목표 수준)이 해수면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램프 문제가 대두하면서 앞으로 인양작업의 명운은 램프 절제작업에 달렸다.

해수부는 소조기 마지막 날인 24일 오전까지 램프를 절제해 반잠수식 선박에 싣는 작업까지 마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오전까지 절단작업이 완료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절단작업이 내일(24일) 아침까지 이뤄져야 후속 절차를 밟을 수 있다"며 "저희들이 열심히 모든 장비와 인력을 투입해서 최대한의 집중력을 발휘할 계획이지만, 내일 아침까지 절단작업 진행이 예측치에서 벗어나는 경우 추가 진행 여부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토한 후 그 결과를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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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조기 마지막 날인 24일까지 반잠수식 선박에 세월호를 올려놓는 작업이 완료돼야 안심할 수 있는 반면 이 기한을 놓치게 되면 최악의 경우 다음 소조기인 4월 5일까지 들어올렸던 선박을 다시 내려놓고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파도 높이 1m 이내 등 기상여건이 허락되지 않는 기간에 무리하게 세월호를 들고 있다가는 더 상황이 악화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현장 작업에는 잠수부 50명을 포함해 450명의 상하이샐비지 인력이 총동원됐다. 겨울철에 가동하던 200~300명 수준을 넘어선 최대 규모 인원이다.

중국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가 예정대로 24일 오전까지 램프 절단에 성공해 세월호가 해수면 13m 높이까지 부상하면 이후 본격적인 이동작업을 전개할 수 있다. 세월호를 재킹바지선에 다시 고박하고 재킹바지선에 8개씩 박혀 있는 앵커를 제거해 반잠수식 선박이 위치한 안전지대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세월호 아래로 반잠수 선박이 들어가 떠받치는 구조다. 반잠수식 선박 위에 세월호를 올려 기존 바지선의 고박을 풀고 반잠수식 선박에 고박하는 작업을 모두 마치면 인양 작업은 안정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다음 목포 신항으로의 이동은 아주 천천히 진행되지만 하루 정도가 소요되고 이후 거치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예정대로 진행되면 세월호 3주기(4월 16일) 이전인 다음달 5일 전후까지 목포 신항에 선박 거치 작업을 완료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양에 속도가 붙으며 '미수습자 수습'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해수부는 인양 지점을 중심으로 한 '선외 수색'과 목포 신항 거치 이후 진행될 '선내 수색'을 투트랙으로 빈틈없이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2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세월호가 가라앉을 때 선미가 먼저 떨어져 충격을 받았는데 미수습자들이 손상된 선미 부분에 있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목포 신항 거치 이후 객실 일부 분리, 사다리 넣기 등 여러 수단을 검토하고 조율해 수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선체 조사는 21일 공포·시행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에 따라 출범하는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를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해수부는 옆으로 누운 길이 144m, 폭 22m의 선체에 진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해 객실 일부를 따로 떼어내 바닥과 수평을 맞추고 수색하는 방안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선체의 온전한 보존을 요구하면서 절단에 반대하는 입장도 있어 추후 선체조사는 위원회 등 의견을 조율해 이뤄질 예정이다. 인양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수습 상황에 대비해 인양 현장 수색도 반복적으로 진행된다. 윤 차관은 "현재 세월호 인양 현장 주변으로 촘촘한 펜스가 쳐져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진도 = 박진주 기자 / 세종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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