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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수은, '건전성 또 빨간불'…1.2조원 규모 자본확충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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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첨부용/수출입은행 수은


수은 추가자금 지원시 BIS비율 1.1%p 하락…충당금 4000억

성동조선해양 구조조정도 큰 진전 없어 리스크 반영 필요
최종구 행장은 "정부·산은 출자 통한 자본확충…자본확충펀드 고려 안 해"
향후 건전성 끌어올려도 '방만경영'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듯

【서울=뉴시스】이근홍 기자 = 대우조선해양 살리기에 나선 수출입은행의 건전성에 또다시 빨간불이 들어왔다.

신규 자금 투입시 하락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끌어올리고 대내외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서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설 전망이다.

수은은 23일 '대우조선 구조조정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산업은행과 함께 대우조선에 2조9000억의 신규자금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분담비율은 1대1로 수은과 산은이 각각 1조4500억원씩을 책임진다.

또 수은과 산은은 대우조선에 묶인 무담보채권 1조6000억원을 100% 출자전환하기로 했다.

문제는 대우조선을 돕기엔 현재 수은의 건전성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수출입은행의 BIS비율은 지난해말 기준 11.15%로 은행권에서 가장 낮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수은이 정상화 방안에 따라 채무조정을 추진하면 충당금을 4000억원 추가로 쌓아야 하고 BIS비율은 1.1%포인트 하락한다.

지난해말 기준 대우조선에 대한 수은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져)은 10조2000억원으로 전체 18조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돈이 추가로 들어갈 경우 그만큼 부담도 커지는 셈이다.

조선업 경기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2011년부터 수은의 관리를 받아온 성동조선해양도 구조조정에 큰 진전이 없어 이와 관련한 리스크도 미리 반영해야 한다.

수은의 자본확충은 정부와 산은의 출자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방식은 크게 세 가지인데 현재는 기획재정부의 현물출자가 가장 유력하다.

기재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전력, 도로공사 등의 지분증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규모만 1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자가 곤란할 경우 수은이 조건부 자본증권(코코본드)을 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은은 지난해 창립 최초로 5000억원 규모의 코코본드를 발행했다. 이를 통해 BIS비율을 0.4%포인트 상승시켰다.

단 코코본드는 정부 출자보다 비용이 더 들어가고, 해외에 정부 지원이 약화됐다는 부정적인 신호를 보낼 수 있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자본확충펀드도 활용할 수 있지만 수은은 이 방법은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은행이 조성한 자본확충 펀드는 금리가 보통의 채권보다 높고, 금융시장 불안 등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만든 '컨틴전시 플랜'인 만큼 실제 활용할 경우 수은의 이미지도 나빠질 수 있다.

최종구 수은 행장은 "아직 구체적인 액수는 밝힐수 없지만 BIS비율과 앞으로의 손실 규모 등을 추산해보면 필요 자본확충액은 약 1조원 정도가 될 것"이라며 정부와 산은의 출자를 통한 자본확충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자본확충펀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역시 "수은은 1조2000억원 정도의 자본확충이 필요하고 정부나 산은이 조달해서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자본확충펀드는 쓰지 않고 수은의 건전성을 상승시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자본확충이 계획대로 이뤄지더라도 수은의 '방만경영'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은은 지난해 대우조선 구조조정 여파로 창립 40년 만에 처음으로 1조원의 적자를 냈다.

국책은행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대우조선에 지나치게 많은 여신을 지원하며 사전 검토가 철저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 정부에 지속적으로 지원을 받은 점도 문제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15회계연도 공공기관 결산 평가'를 보면 수은은 최근 5년(2011~2015년) 동안 정부로부터 2조7193억원을 지원받았다.

수은은 2008년 금융위기 때 6500억원을 받은 이후 꾸준히 정부에 손을 벌리고 있다.

최근 5년 동안에도 2011년 1000억원, 2012년 8793억원, 2013년 1000억원, 2014년 5100억원, 2015년 1조1300억원을 수혈 받았다.

lkh201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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