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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타사 제품도 판다…한국타이어 유통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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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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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가 타이어 유통사업 강화에 나섰다. 단순한 타이어 제조업체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타이어 종합 유통회사로 성장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해외 유력 타이어 유통회사를 인수·합병(M&A)하고 기존 유통망도 적극 확대하기로 했다.

23일 한국타이어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만 판매하는 타이어 전문매장 '티스테이션'을 다양한 타이어 브랜드도 함께 파는 멀티숍으로 바꿀 계획"이라며 "타이어업계의 '하이마트'를 만드는 셈"이라고 밝혔다. 하이마트는 다양한 회사의 가전제품을 함께 판매하는 양판점이다.

전국에 560여 개가 있는 티스테이션에서는 앞으로 한국타이어뿐 아니라 브리지스톤 미쉐린 등 다양한 브랜드를 취급할 계획이다. 한국타이어는 현재 회사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14개 점포에서 이를 시험 적용한 뒤 점차 확대하기로 했다.

티스테이션에서 시행하는 경정비 사업도 강화한다. 지금까지는 타이어가 주력이고 정비사업이 부차적인 것이었다면 앞으로는 정비사업이 주력이 될 정도로 이 부분에 대한 서비스 인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티스테이션 대부분 점포는 3급 부분정비사업소 허가를 받아 경정비를 진행 중이다.

타이어 유통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타이어는 M&A 행보도 빠르게 끌고 가기로 했다. 지난달 호주의 타이어 멀티숍 작스타이어즈를 인수한 한국타이어는 현재 독일 프랑스 중국의 타이어 유통업체 3~4곳에 대한 인수를 면밀히 검토 중이다.

적극적인 M&A를 통해 한국 중국 유럽 미주 중동 아프리카 등에 위치한 4800여 개의 직영·가맹점 유통 채널을 올해 말까지 530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타이어가 롤모델로 삼는 곳은 유럽의 유로마스터와 미국의 디스카운트타이어 같은 대형 타이어 유통업체다. 유로마스터는 프랑스 타이어 회사인 미쉐린이 운영하는 곳으로 미쉐린뿐 아니라 다양한 회사의 제품을 판매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미국의 디스카운트타이어도 대표적인 멀티숍 가운데 하나다.

한국타이어가 유통사업 강화에 나선 것은 앞으로 전기차·자율주행차 시대가 되면서 타이어 사업에도 커다란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차를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는 시대가 되면 지금처럼 승차감을 생각해 고급 타이어를 구매하는 수요는 줄어든다. 대신 내구성이 좋아 오래 쓸 수 있는 타이어가 각광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타이어 교체 수요는 줄어드는 대신 공유 차량을 적절히 관리해주는 서비스가 더 중요한 요소가 된다. 한국타이어가 자사의 유통망을 확대해 타이어 멀티숍과 함께 경정비를 강화하는 것은 이런 이유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O2O(온·오프라인 연계) 플랫폼도 강화한다. 최근 인수한 작스타이어즈는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가격을 확인한 뒤 오프라인 매장을 지정해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서 타이어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유통 시스템을 갖췄다. 이를 위해 5시간마다 작스타이어즈에서 판매되는 제품뿐 아니라 경쟁사 판매 제품까지 업데이트해 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작스타이어즈의 O2O 플랫폼을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한국타이어 매장에도 적용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타이어 유통과 관련된 부분의 매출이 지난해 1조원에 못 미쳤으나 성장 중"이라며 "앞으로 이를 2조~2조5000억원까지 두 배 이상 키워내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국타이어 매출은 6조6261억원, 영업이익은 1조1037억원을 기록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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