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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사드 中보복 없었다면…코스피 역대 최고치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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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국내 기업 피해가 없었다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가 이미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이후 6년째 이어지고 있는 '박스피(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현상)'를 탈출해 한단계 도약하려는 한국 증시의 발목을 이번엔 중국 정부가 잡고 있는 셈이다.

23일 매일경제신문이 작년 10월 25일 이후 지난 21일까지 사드로 인해 직접 피해가 나타나고 있는 6대 종목이 같은 기간 코스피 평균 상승률 만큼 올랐다고 가정해 코스피 지수를 산출한 결과, 21일 코스피 지수는 2196(실제 2178)인 것으로 추정됐다. 작년 10월 25일은 중국 정부가 사드로 인해 처음 '유커(중국인 관광객) 20% 감축' 지시 소식이 국내 주식시장에 알려진 날로 관련 종목 주가의 대폭락이 시작됐다. 6대 종목은 시가총액 순으로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아모레G, 롯데쇼핑, 신세계, 호텔신라가 포함됐다.

6개 종목은 이 기간 동안 평균 12.4%나 하락했다. 코스피가 7% 오른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화장품 '대장주'이자 사드 보복의 최대 피해자가 된 아모레퍼시픽은 이 기간 동안 18.4%나 하락했다. 지난 21일 종가가 28만2000원이지만 시장 평균 만큼만 올랐다면 종가가 36만9600원이 돼야 한다. 21일 현재 실제 시총은 16조4800억원이지만 이번 가정에서 시총은 21조6100원이 된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을 포함한 6곳의 실제 시총은 7조원이 줄었지만 시장 평균 상승률(7%)을 적용한다면 되려 4조원이 늘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코스피 지수는 기준 시점 대비 특정 시점의 시총 비율이다. 2178로 마감한 21일 코스피 지수는 이같은 방식을 적용해 실제 보다 18포인트가 오른 2196라는 계산이 나온다.

코스피 2196은 종가 기준으로 2011년 5월 4일(2180) 이후 5년10개월만의 최고치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1년 5월2일(2228)과도 32포인트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의 실제 지수 산출 방식과 같은 가중 평균이 적용된다면 2200도 넘을 수 있다"며 "사드로 인해 실제 기업 가치 보다 주가가 크게 하락했고 이게 전체 지수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들 6개 종목이 모두 실적 개선 종목인 만큼 사드 악재가 없었다면 올해 주가 상승률이 시장 평균을 크게 뛰어 넘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이들 6개 종목의 작년 매출은 2015년 보다 모두 늘었고 영업이익은 신세계를 제외한 5곳이 같은 기간 큰 폭으로 뛰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연초만 해도 관련 종목의 예상 영업이익을 높게 잡으며 목표주가를 상향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드 보복이 점차 강화되자 증권사들은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 평균(컨센서스)에 따르면 올해 호텔신라 예상 영업이익은 연초 대비 이날 현재 20.7%나 하락했다. 아모레퍼시픽, 아모레G도 각각 11.8%, 12.3% 낮아졌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관련 종목 전망치가 낮아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주가가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실질 가치 보다는 심리적 이유로 주가 하락이 나타나고 있어 저가 매수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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