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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조계종 선원수좌회 "청정승가 회복 위해 총무원장 직선제 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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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원장 직선제 안되면 행동에 나설 것"

중앙일보

23일 대한불교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정승가 회복을 위한 총무원장 직선제 관철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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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이하 수좌회)가 총무원장 직선제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수좌회는 23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불교 이대로는 안 된다’는 성명서를 통해 “청정승가 구현을 위해 직선제가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고 천명했다. 수좌회는 2300여 명의 수행승으로 구성돼 있으며, ‘선종(禪宗)’을 표방하는 조계종단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대표적 모임이다. 분규 사태 등 종단이 결정적 위기에 처할 때마다 수좌회가 전면에 나서서 해결한 사례도 있다.

수좌회는 이날 성명에서 “청정승풍이 무너진 종단의 현실에 대해 참괴한 마음으로 견성성불 요익중생의 종지를 다시 세우고자 결의하였다”며 종단 지도부를 향해 “총무원장 직선제는 청정과 화합의 역량을 결집하여 산적한 적폐를 일소하고 종단의 비약적인 발전을 열망하는 대다수 조계종도들의 공의”라고 밝혔다.

현재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는 321명의 종회의원 등에 의한 간접선거로 치러지고 있다. 투표권자가 적다 보니 종책모임간 합종연횡과 금권선거에 의한 폐단 등이 선거 때마다 지적돼 왔다. 조계종단의 출가자 수는 모두 1만2000여 명. 직선제를 실시하면 투표권자가 대폭 늘어나기 때문에 종도들의 뜻이 훨씬 더 직접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간선제에서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이 줄곧 제기돼 왔다.

수좌회 의장 월암 스님은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불교 신자가 300만 명이 줄었다. 우리는 이걸 법란으로 본다. 일부 권승들의 일탈로 인해 국민에게 불교의 이미지가 엄청나게 실추했다. 청정승가라는 전통과 사부대중 공동체가 뿌리째 흔들리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종단의 원로 스님들과 전국 선원의 선원장 스님들 모두 직선제를 통해 청정승가를 다시 세우자는 데 뜻을 모았다. 대중공사 때는 사부대중의 61%가 직선제에 찬성했고, 법랍 10년 이상의 비구와 비구니를 대상으로 종회가 주관한 설문조사에서는 무려 81%가 직선제에 찬성했다. 조계종 종도들 대다수의 의견이다”고 피력했다.

수좌회 공동대표 의정 스님은 “중앙종회에서 종도들의 직선제 여망을 즉각 수용해 직선제 특위를 가동해야 한다. 직선제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즉각 행동에 나서겠다”며 “올해는 봉암사 결사 70주년이다. 봉암사 결사는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청정승풍을 되살리는 결사였다. 직선제 관철을 통한 청정승가 회복은 봉안사 결사 정신을 이어받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현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임기는 10월말까지다. 차기 총무원장 선거일은 10월12일이다. 자승 스님은 4년 임기의 총무원장에 재임한 상태라 종헌종법상 다음 선거에는 출마할 수가 없다. 비구니 스님들도 다음달 전체 모임을 갖고 총무원장 직선제를 지지하는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중앙일보

23일 대한불교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정승가 회복을 위한 총무원장 직선제 관철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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