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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유로그룹의장 "술·여자에 탕진" 남유럽비하 사과…퇴진은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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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니 유럽의회 의장 "인종·성 차별적 발언" 맹공

뉴스1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의장 <자료사진>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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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의장이 22일(현지시간) 남유럽 국가에 대해 "술과 여자"에 돈을 탕진한다는 비하 발언에 사과했지만 퇴진 요구는 거부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발언이 전해진 뒤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와 마테오 렌치 전 이탈리아 총리는 즉각 퇴진을 요구했고, 안토니오 타자니 유럽의회 의장은 "인종 및 성 차별적" 발언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날 데이셀블룸 의장은 AFP에 보낸 성명에서 "나의 발언으로 기분이 상한 이들이 있는데 발언을 후회한다. 발언이 직설적이었는데, 엄격한 네덜란드의 칼빈주의 문화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재무장관도 맡고 있는 데이셀블룸 의장의 발언과 이후 쏟아진 비판들은 폭발 직전에 있는 유럽연합(EU) 내 남북 격차를 둘러싼 갈등을 외부로 드러냈다.

유명 리조트 업체 이름에 빗대 '클럽메드 국가'라고 비아냥을 받는 남유럽 출신 정치인은 거세게 반발했다. 코스타 총리는 이날 포르투갈에서 열린 한 행사장에서 "유럽이 (이 발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 데이셀블룸 의장은 이미 짐을 쌌어야 한다"고 직격했다.

코스타 의원은 "(데이셀블룸 의장은) 몇몇 유럽 국가에 대해 인종차별적이고, 외국인 혐오적이며, 성차별적 태도를 갖고 있으면서도 유로그룹의 수장으로 있다"며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렌치 전 총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빨리 떠날수록 더 낫다"고 논평했다. 이탈리아 출신의 타자니 의장은 브뤼셀에서 AFP에 "이 같은 인종 및 성 차별적 발언은 잘못됐다"며 특히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이가 이렇게 한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데이셀블룸 의장은 지난주 네덜란드 총선 결과로 인해 재무장관직 고수가 불투명해졌지만 이날 취재진에 "물러설 생각이 전혀 없다"며 퇴진 요구를 거부했다.

데이셀블룸 의장은 앞서 지난 20일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자이퉁(FAZ)'와의 인터뷰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가들은 유로존의 엄격한 지출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누구라도 이것(금융지원)을 요구하면, 의무를 따라야 한다. 내 돈 모두를 술과 여자에 탕진하고선 도움을 요청할 순 없다. 이 원칙은 개인차원에서 그리고 심지어 유럽 차원에서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데이셀블룸 의장의 발언은 지중해 국가인 포르투갈과 그리스, 키프로스 여론을 자극했다. 이들 국가는 모두 유로존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다. 데이셀블룸은 2013년 이후 유로그룹을 이끌고 있으며, 임기는 내년 1월 종료된다.

allday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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