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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세월호, 참사 1073일만에 수면 위로 올라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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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3일 오전 3시45분 스태빌라이저 일부 확인

3년 동안 물 속에 잇어 누렇게 녹이 슬어

4시47분엔 선체 우현 윤곽 드러나



참사 1073일째인 23일 오전 세월호가 어두운 바닷속에서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해양수산부는 23일 "오전 3시45분께 세월호 스태빌라이저로 추정되는 구조물 일부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오전 4시47분께는 잭킹바지의 조명 아래 육안 관측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스태빌라이저는 선박 양 측면에 날개 형태로 설치돼 좌우 균형을 잡아주는 장치다. 바지선 부근으로 떠오른 스태빌라이저는 3년을 물속에서 보낸 탓인지 누렇게 녹이 슬어 있었다.

해양수산부가 공개한 인양현장 촬영 영상을 보면, 잭킹바지 2척 사이 물 위로 일부 부식된 것으로 보이는 뭉툭한 직사각형 철제 구조물이 보인다. 해수부는 이어 "오전 5시께는 너비 22m인 세월호의 우현 선체가 희미하게 수면으로 나타났다. 해저 22m에 도달한 것이다. 선체의 윤곽을 알아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어업지도선 무궁화2호 선상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운 미수습자 가족들은 수면 위 부상을 확인하고 반가움에 어쩔 줄을 몰랐다. 권혁규군의 큰아버지 권오복씨는 “안개가 끼어 배에서는 볼 수 없지만 텔레비전 화면으로 확인했다. 기다리던 순간이 와서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다른 가족들도 밤잠을 이루지 못한 채 두손을 모아 세월호의 순조로운 인양을 기도했다.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지는 이날 오전 11시께 세월호 상단을 수면 위 13m까지 끌어올려 이동할 수 있게 한다는 목표로 전날 오후 8시50분부터 본 인양에 들어갔다. 해상 기상 여건이 좋고, 밀물과 썰물의 수위 차가 가장 작은 소조기가 24일 끝나는 점을 고려해 밤샘 인양작업을 벌였다.

시간당 3m 안팎으로 인양줄을 끌어당기면서 전날 오후 11시10분 세월호 선체가 해저면에서 9m 높이까지 올라왔고, 이날 오전 1시에는 14.5m까지 부양했다. 오전 3시에는 선체를 해저면에서 18.2m까지 끌어올려 수면 위로 부상하기까지 불과 3.8m를 남겨뒀으며 45분 뒤에는 이 거리마저 좁혔다.

해수부는 오늘 오전 11시까지 세월호 상단을 수면 위 13m까지 인양할 예정이다. 이어 잭킹바지에 고박한 뒤 안전지대에 있는 반잠수식 선박으로 옮겨 싣는 후속 인양작업까지 소조기와 맞물려 끝낸다는 계획이다. 진도/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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