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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音源시장 절반 장악 '멜론 독주'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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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디지털 음원(音源) 시장에서 ‘멜론’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멜론은 디지털 음원 시장 초창기인 2004년 SK텔레콤의 음원 서비스로 시작했다. 이후 자회사 로엔엔터테인먼트로 사업이 이관됐다가 사모펀드를 거쳐 작년 1월 카카오에 최종 인수됐다. 지난 10여년 동안 서너 차례 주인이 바뀌면서도 멜론은 시장 1위의 아성을 지키고 있다.

현재 멜론의 디지털 음원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 업계 추정)은 절반이 넘는다. 이 뒤를 네이버의 ‘네이버뮤직’과 KT뮤직의 ‘지니뮤직’, CJ디지털뮤직의 ‘엠넷닷컴’, NHN엔터테인먼트의 ‘벅스뮤직’이 추격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밀크뮤직’, 애플의 ‘애플뮤직’, 구글의 ‘유튜브뮤직’ 등 글로벌 IT(정보기술) 대기업들이 연이어 국내 음원 시장에 진출했지만 멜론의 독주를 막기는커녕, 시장 안착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다.

◇음원 시장 장악한 멜론의 10년 아성

멜론은 10여년 전 소리바다와 같은 무료 음원 사이트가 득세하던 시절에 유료 음원 서비스를 내놓고 시장을 개척한 주인공이다. 다들 무료 시장에 매달릴 때 유료 시장을 두드린 것이다. 디지털 음원 시장 규모가 1000억원에도 못 미치던 2010년, 멜론은 유료 가입자 120만명을 모았다. 음악에 돈을 쓰는 열성 음악팬을 선점한 것이다.

이때부터 디지털 음원 시장은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급성장해 1조원대 규모까지 커졌다. 멜론은 작년 매출 5574억원에 영업이익 1052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멜론의 가입자 수는 2800만명, 유료 음원 이용자 수는 400만명을 넘어섰다. 음원 업계 관계자는 “멜론은 서비스 초창기 시절 모회사 SK텔레콤의 이동통신 가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면서 사용자를 꾸준히 늘려 시장을 선점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이 막 보급되던 2010년 초반, 국내 처음으로 음원 스트리밍(실시간 감상 서비스)을 도입한 전략도 주효했다. 당시만 해도 디지털 음원을 한 곡씩 다운로드받아 듣는 게 주류였지만 멜론은 온라인에서 듣고 싶은 곡을 선택해 곧바로 듣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음악 마니아들은 한 곡당 돈을 내고 다운로드받는 방식보다 매달 일정액을 내면 무제한으로 음악을 듣는 서비스에 열광했다.

멜론을 서비스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최근에는 모회사 카카오와 협력을 통해 가입자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톡 이용자는 별도로 가입할 필요 없이 곧바로 자신의 카카오톡 계정으로 멜론의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하고 멜론의 유료 가입자가 되면 카카오톡의 유료 이모티콘을 공짜로 주는 마케팅도 실시하고 있다.

조선일보

자료: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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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종연횡하며 맹추격 나선 경쟁 업체들

멜론에 밀린 경쟁 업체들은 합종연횡을 통해 세(勢)를 불리며 추격에 나서고 있다. KT뮤직은 최근 LG유플러스로부터 270억원을 투자받았다. KT뮤직이 앞으로 KT 가입자뿐만 아니라, LG유플러스의 가입자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칠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조만간 사명도 KT뮤직에서 KT를 떼고 ‘지니뮤직’으로 바꿀 예정이다.

‘네이버뮤직’을 운영하는 네이버는 최근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 양현석씨가 대표로 있는 음악 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에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YG는 빅뱅·2NE1 등 유명 가수를 보유한 국내 3대 음악 기획사 중 하나다. 네이버는 최근 멜론의 정액제와 차별화한 ‘들은 곡 수만큼 돈을 내는 요금제’를 내놨다. 예컨대 한 달 9000원을 내면 음악을 무제한으로 듣는 방식에서 벗어나 먼저 돈을 내지 않고 300곡을 듣고 나면 3800원이 결제되는 식이다. 저렴하게 음악을 즐기는 이용자층을 노린 것이다.

벅스뮤직을 운영하는 NHN엔터는 예전 멜론을 키운 주인공인 SK텔레콤과 손을 잡았다. SK텔레콤의 ‘밴드YT요금제’ 가입자는 벅스뮤직의 6600원짜리 월정액 상품을 3300원으로 할인받거나 아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황지현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멜론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혼자의 힘으로는 어렵다고 본 업체들이 합종연횡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멜론의 독주를 쉽게 무너뜨리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심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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