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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밀레니엄 패션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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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00년대 초반 거리를 주름잡았던 이른바 '밀레니엄 패션'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오픈마켓 옥션이 지난달 13일부터 한 달간 밀레니엄 패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가 급증했다. 특히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 초반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곱창밴드(사진)'의 매출은 37% 증가했다. 곱창밴드는 둥글고 긴 통 모양의 천 안에 고무줄을 넣어 만든 헤어 액세서리다. 튜브 형태와 자글자글한 주름이 마치 곱창을 연상케 해 붙여졌다. 당시 배우 김희선이 드라마에서 착용하고 나와 크게 주목받았던 아이템이다. 곱창밴드는 '옥션 베스트-헤어 액세서리' 카테고리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2000년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고 옥션 측은 설명했다.

같은 기간 일명 '건빵바지'라는 애칭을 가진 '카고팬츠'와 '배기팬츠' 매출 역시 무려 238% 증가했다. 통이 넓은 스타일의 바지도 전년 동기 대비 판매가 최대 3배 늘었다. 1990년대 인기 아이템이었던 통바지 또한 와이드팬츠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젊은 층 사이에서 가장 트렌디한 브랜드로 꼽히던 '이스트팩' '챔피온' '엘레쎄' 등 제품도 재조명받고 있다. 이스트팩 인기 모델 '프로바이더'와 '피나클'은 2014년부터 3년간 매년 평균 2배 가까운 판매 신장률을 기록했다. 수입량도 2배 이상 증가했다. LF는 2015년부터 자체 편집숍 어라운드 더 코너에서 챔피온 의류를 판매하고 있는데, 2016년 챔피온 의류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과거 책가방, 운동화 등으로 유명했던 엘레쎄도 화려하게 귀환했다. 인기 가수 설현을 모델로 앞세워 서울 이태원에 가두매장을 내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백화점과 가두점 매장을 병행해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포부다.

엘레쎄 관계자는 "과거 엘레쎄 인기를 기억하는 소비자가 아직 많다"며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론칭한 만큼 기존보다 더 감각적인 제품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밀레니엄 패션이 주목받는 이유는 영화, 드라마 등에서 복고 콘텐츠가 자주 등장하면서 패션 역시 과거로 되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각박한 현실에서 벗어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정서적 안정을 찾고 싶은 욕구가 하나의 문화로 형성되는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팍팍한 현실은 과거에 대한 그리움을 불러일으켰고 이에 따라 복고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2000년대 전후 10·20대였던 세대가 사회로 진출해 핵심 소비층이 되면서 당시 유행했던 패션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고현실 옥션 패션실 실장은 "복고 패션 아이템은 이전보다 한층 더 과감해진 디자인 요소로 젊은 층에는 트렌디한 패션 아이템으로, 중·장년층에는 과거 향수를 불러오는 아이템으로 관심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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