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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초등학생 통학로 없애 주차장 만들겠다는 고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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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백마·후곡마을 이면도로 3㎞ 보도 철거 노상주차장 추진

주민들 “차 위해 어린이 안전 훼손 어이없는 발상” 반발



경기도 고양시가 일산새도시 학원가 주변의 보도(인도)를 없애고 그 자리에 노상주차장 설치를 추진해 지역 주민이 반발하고 있다.

22일 고양시와 고양도시관리공사 등의 말을 들어보면, 고양시는 학원가가 밀집된 일산동구 백마마을과 일산서구 후곡마을 일대의 차량 정체 해소를 위해 상가와 아파트단지 사이 왕복 2차로 이면도로(약 3㎞)에 조성된 보도를 철거하고 차로 확장과 노상주차장 설치를 위한 주민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주민들은 ‘어이없는 발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주차장 수요가 많지 않은 데다, 과거 주차장 추진안이 주민 반대로 좌초된 바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마마을 6단지 한 주민은 “해당 보도는 백마초등학교 정문으로 등·하교하는 어린이와 자전거 통행이 잦은 곳이다. 몇 년 전 동대표가 주차장을 추진하다가 주민 반대로 무산된 적도 있다. 주민이 요구하지도 않고 반상회에서조차 거론이 안 된 사안을 두고 시에서 느닷없이 설문조사를 해 황당하다”고 말했다.

후곡마을 주민 김아무개(52)씨는 “시가 대중교통 발전을 고민해야지, 교통 수요를 평가해 만든 도로를 주차장으로 사용한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 노상주차장을 만들어 이익을 보는 사람은 상가 주인일 텐데 인도를 없애고 만들 만큼 주차난이 심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종구 성공회대(사회과학부) 교수는 “서울 등 다른 대도시는 차로를 줄여 인도를 넓히는 추세인데 고양시는 기존에 있는 인도를 줄여 차로를 넓히고 주차장을 만드는 거꾸로 된 행정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직원 대상 정책제안 공모에서 불법주차가 심한 쌍방향 이면도로를 일방통행으로 바꿔 주차장을 확보하자는 제안이 채택된 것”이라며 ”주민 여론 수렴과 경찰 협의를 거쳐 결정되므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양시의 노상주차장 주차 면수는 790면으로, 총 1만1970㎡ 규모다. 고양도시관리공사가 민간에 재위탁해 10분당 300원 요금을 받고 운영된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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