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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검찰조사 13시간째, 지지자들 사저·청사밖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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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저 1, 2층 불 다 켜놓고 주인 기다려…검찰청 밖 친박시위대, 폭행사건도 발생]

머니투데이

21일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는 중이다. /사진=홍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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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을 넘겼다. 서울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는 숨죽인 채 검찰로 떠난 주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21일 오전 9시13분 사저를 떠난 박 전 대통령은 9시35분부터 밤 10시20분 현재 13시간째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사저와 서울중앙지검 청사 주변은 적막한 가운데 고요한 긴장감이 흐른다.

사저에는 박 전 대통령이 집을 나설 때만 해도 100명 넘는 지지자가 '박근혜'를 연호하며 분위기를 달궜지만 지금은 10명가량만 남아 담벼락 앞을 지키고 있다. 나머지 지지자들은 대부분 검찰청사 인근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85세 여성은 "저녁에 죽만 먹으셨다는 기사를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집에 돌아오는 길이 쓸쓸하지 않게 밤을 새서라도 기다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저는 1층과 2층 모두 불을 켠 상태며 간간이 경호 관계자 등이 들락날락하고 있다.

서초동 검찰청사 주위에는 간간이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어떤 지지자는 취재기자에게 침을 뱉다 체포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저술가 이모씨(57)는 밤 8시20분쯤 서울중앙지검 서문 주변에서 종합편성채널 기자 A씨를 상대로 말다툼을 벌이다 가방에 침을 뱉은 혐의를 받는다.

같은 장소에서 다른 지지자 3명은 지나가던 학생 B씨를 취재기자로 착각하며 휴대폰을 빼앗고 목을 조르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지지자 300여명이 집회를 열고 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 퇴거 당시 입었던 남색 코트를 입고 모습을 드러냈다. 올림머리 치장과 화장도 평소대로 했다. 지지자들을 잠깐 쳐다보고 바로 검정색 에쿠스 차량에 탔다. 활짝 웃진 않았지만 비교적 밝은 표정이었다.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에쿠스 차량은 앞뒤에 경호차량을 1대씩 두고 약 2분 만에 동네 골목을 빠져나갔다. 경찰은 12개 중대 1000명가량을 동원해 평소보다 삼엄한 경계를 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사저에서 나온 지 9분 만에 테헤란로를 거쳐 약 5.5㎞ 떨어진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 13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서다.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가기 직전 박 전 대통령은 포토라인에 서서 "국민들께 송구스럽다"며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짤막한 두 문장을 남겼다.

김민중 기자 mi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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