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최상목 차관 "미르재단 설립 관여, 안종범 지시 때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시스

거시경제금융회의 참석하는 최상목 1차관


"문화융성 기업 기여 사회적 요구 있어"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최상목(54) 기획재정부 1차관(전 경제금융비서관)이 "미르재단 설립에 관여한 이유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지시 때문"이라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다만 최 차관은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설립은 대기업들이 정부 정책에 호응했던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최 차관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61)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21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최 차관은 앞선 검찰 조사에서도 "안 전 수석이 당시 수석실로 불러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기업의 출연을 받아 문화재단을 만들기로 했다'며 '규모는 300억원, 9개 정도의 기업이 참여한다'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차관은 이날 증인신문에서도 "당시 기업들이 한류를 통해 여러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기업들이 문화융성에 기여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있었다"며 "안 전 수석의 지시도 이같은 취지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들이 정부 정책에 호응해 문화재단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안 전 수석이 미르재단의 이름과 임원 명단을 건넨 것에 대해서는 "당시 상당히 시간이 촉박했다"며 "시간에 쫓기니까 수석이 도와준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명단 등의 출처에 대해서는 "안 전 수석이 작성한 건 아닐테고, 아마도 어디선가 받아서 전달했다고 생각한다"며 "당시 서로 바빠 구체적으로 물어보진 않았다"고 답했다.

최 차관은 미르재단 설립에 대한 안 전 수석의 지시를 받고, 전경련 관계자들과 2015년 10월21일부터 같은 달 24일까지 나흘 동안 연일 회의를 열었다.

최 차관은 "어떤 방식이든 회의 내용을 안 전 수석에게 항상 보고했다"면서도 "당시 안 전 수석은 여러 정상회담을 준비해 기억을 못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전 수석으로부터 재단 규모와 참여 기업에 대해 들었다"며 "안 전 수석 지시에 의하면 9개 그룹이 300억 규모로 재단 출연하기로 합의가 된 것으로 알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안 전 수석의 지시를 받을 때 기업들이 이미 재단 출연 의사를 밝힌 것으로 이해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증인신문 과정에서 안 전 수석의 업무 수첩 일부를 최 차관에게 제시하기도 했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의 수첩에는 지난 2015년 1월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문화재단 설립을 지시받았다는 것으로 적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 차관은 "안 전 수석으로부터 정확히 언제 미르재단 설립 검토를 지시받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naun@newsis.com

뉴시스 SNS [페이스북] [트위터]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