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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금리 오르고 유가 하락 ‘이중 충격’ 닥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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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앞두고 美 국채 금리 급등

독일ㆍ일본 등 국채 금리도 상승세

한국 주택대출금리는 5% 근접

WTI 가격 7거래일째 연속 하락

한국의 주요 수출 대상국인

신흥 산유국가들 경제 타격
한국일보

미국 증시가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하락 마감한 가운데 14일 뉴욕증권거래소 직원이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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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한층 빨라질 거란 인식이 퍼지면서 국내외 시중금리가 급등하고 국제유가는 급락하는 등 한국 경제에 ‘이중 충격’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ㆍ현지시간 14~15일 개최)를 앞두고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작년 말 연 1.80% 수준에서 14일(현지시간) 2.60%까지 급상승(국채가격 하락)했다. 기준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오를 분위기를 감지한 시장이 채권금리에 이를 선반영한 것이다.

그간 기준금리 인하와 공격적 돈 풀기를 거듭했던 유로존(ECB), 영국(BOE), 일본(BOJ) 중앙은행들도 미국의 영향으로 더 이상의 돈 풀기는 중단할 분위기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 일본, 노르웨이 등 이번 주 미국에 이어 정례회의를 여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동결과 함께, 더 이상의 통화완화 조치는 없을 거란 입장을 시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반영해 독일, 일본 등의 국채금리도 이달 들어 모두 상승 추세로 돌아섰다. 이런 영향으로 최근엔 우리나라 국채금리도 덩달아 급등하고 있다. 작년 말 연 1.638%였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5일 1.759%로 0.1%포인트 가량 올랐다.

이처럼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 금융사 대출금리도 빠르게 상승한다. 최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선에 바짝 다가섰다. 대출금리가 급등하면 취약계층부터 줄줄이 부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경기도 더 빠르게 식을 수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외부요인(미 금리 인상)에 의해 국내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게 되면 투자와 소비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내수침체가 가속화할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하락세도 심상치 않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이달 7일 배럴당 53.14달러를 기록한 후, 7거래일째 연속 하락해 14일 47.72달러까지 떨어지며 작년 12월 이후 3개월 만에 50달러선 아래로 내려갔다.

최근의 유가 하락세는 미국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달러가 강세를 지속한 영향이 크다. 통상 원유는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에 달러 강세는 석유 수요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셰일오일 증산 정책 등으로 공급이 늘어난 것도 가격을 떨어트렸다.

국제유가 하락에 14일 에너지관련 주를 중심으로 미국 증시(나스닥)가 0.32% 하락했고, 영국(-0.13%)과 프랑스(-0.51%) 등 유럽시장도 약세였다. 15일 일본 닛케이지수도 전날보다 0.16% 하락했고, 코스피지수도 전날보다 0.04% 내린 2,133.0을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급락하면 석유를 포함한 원자재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신흥국 경제 타격도 불가피하다. 신흥국 수출 비중이 높고, 석유화학 등 유가 변동에 민감한 업종을 주력 산업으로 하는 한국도 수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특히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 경기가 꺾일 경우 올해 성장률 전망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가 변동성이 커지긴 했지만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면서도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이하로 빠지면 증시 폭락 등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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