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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가슴을 가슴이라 부르지 못하고…진화랑 `슴가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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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키치스(kitschs)`의 아트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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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kitsch)라고 하면 보통 저급하고 싸구려라는 느낌이 강하다. 그런데 키치를 대놓고 표방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키치를 긍정적으로 승화시키는 젊은 그룹이 있다. 이름 하여 '키치스(kitschs)'. 키치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로봇공학을 전공한 뒤 외국계기업에서 마케팅을 하다 예술로 돌아선 황태원(32)을 필두로 서울대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양은빈(34)과 판화를 전공하고 영국에서 유학한 도파민(31) 등 6명이 결성한 그룹이다. 멤버 중에는 디자인 계통을 공부한 이창호(32) 포리(33) 엘리스(32)도 있다. 황태원은 "국내에 키치한 컬처를 만들고 싶다"며 "가슴을 가슴이라 부르지 못하고 '슴가'로 거꾸로 부르는 이 시대에 재미난 작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들이 '슴가'를 주제로 한 전시가 14일 서울 통의동 진화랑에서 개막했다. 6명이 만든 에로틱하면서도 기괴한 회화와 조각, 미디어 아트 등이 고상한 예술품이 걸리던 진화랑에 선보인다. 특히 미술의 저변을 확대하고자 이들이 만든 깜찍하고 발칙한 '아트토이'도 전시된다. 개당 7만원.

양은빈은 "키치하다는 게 외국에선 귀엽고 발랄하고 특이하고 솔직하다는 의미도 강하다"며 "가슴만 떨어져 나와 만들어졌다는 가상의 '슴성'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풀었다"고 밝혔다.

진화랑의 오픈 윈도우에는 일본의 거장 구사마 야요이의 노란색 '호박'이 오랫동안 전시돼 있었다. 그러나 이 공간에 가슴을 형상화한 거대한 핑크빛 풍선이 들어섰다. 1970년대 설립된 1세대 화랑으로서는 파격적인 변신인 셈이다. 전시 기간 내 토요일에는 '슴가베이커리' 이벤트도 진행된다. 판매 수익금은 유방암 수술비를 위해 기부된다. 전시는 4월 9일까지.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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