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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국제채권단, 그리스에 GDP 2% 상당 추가 긴축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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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아테네서 3차 구제금융 추가 분할금 집행 협상 개시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그리스가 국제 채권단의 추가 긴축 요구를 받아들이며 몇 달째 교착 상태에 빠졌던 3차 구제금융 집행에 돌파구가 마련된 가운데 국제채권단이 그리스로 복귀했다.

1일 그리스 관영통신 ANA 등에 따르면 그리스 주요 채권단인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대표단은 지난 달 28일 아테네에서 그리스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3차 구제금융 분할금의 추가 집행을 위한 그리스 정부의 선행 조건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등 협상을 개시했다.

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한 그리스 정부 관리는 "채권단은 현재 그리스에 국내총생산(GDP)의 2%에 해당하는 추가 긴축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 같은 수치는 협상이 진척되면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은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채권단이 GDP의 1%는 세수 기반 확대를 위한 조치, 나머지 1%는 연금 삭감을 통해 달성할 것을 주문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채권단과의 구제금융 협상을 앞두고 전략회의를 하는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운데)
[EPA=연합뉴스]



채권단이 GDP의 2%에 해당하는 추가 긴축을 압박하고 있는 것은 내년 중반 3차에 걸친 구제금융이 끝난 뒤 채무를 건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그리스 정부가 설정한 '2019년부터 GDP의 3.5% 재정 흑자 달성'이라는 목표를 신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대다수의 돈을 빌려준 EU의 요구로 이 같은 재정 목표를 세웠으나, 채권단의 또 다른 축인 IMF는 이 목표가 추가 긴축 없이는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IMF는 이에 따라 그리스가 '포스트 구제금융' 시대인 2019년부터 3.5%의 재정 흑자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GDP의 2%에 해당하는 추가 긴축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법으로 명시하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그리스에 대한 2차례의 구제금융에는 참여한 IMF는 이런 조건이 선행되지 않으면 3차 구제금융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그리스의 가장 큰 채권국인 독일은 IMF의 참여 없이는 자신들도 더 이상 그리스를 도울 수 없다고 버텨온 터라 그리스는 비록 조건부이긴 하지만 추가 긴축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스는 현재 급박한 유동성 위기에 몰린 것은 아니지만 오는 7월까지 70억 유로의 채무를 유럽중앙은행(ECB)에 상환해야 해 채권단으로부터 3차 구제금융의 추가 분할금을 지급 받지 못하면 채무불이행에 처할 수 있다.

재정 위기로 2010년 이래 채권단의 구제금융으로 연명하고 있는 그리스는 긴축 거부를 공약으로 내걸고 집권한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 취임 이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 가능성까지 위협하면서 추가 긴축을 거부했으나 결국 채권단에 굴복, 총 금액 860억 유로에 달하는 3차 구제금융 협상을 타결지으며 고통스러운 허리띠 졸라매기를 계속하고 있다. 3차 구제금융은 현재까지 317억 유로만 집행됐다.

한편, 유클리드 차칼로토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차기 유로그룹 회의가 열리는 이달 20일까지 실무 차원의 합의에 이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협상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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