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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허리 휘는 가계’, 지난해 조세ㆍ준조세 사상 최대…경기불황ㆍ소득감소에도 ‘정부만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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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경기침체로 지난해 실질 가계소득이 감소한 가운데서도 가계가 세금 등을 내는 데 쓴 금액이 평균 190만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막대한 초과세수가 발생했지만 소비를 더욱 위축시키는 요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상조세와 비경상조세를 합한 가계의 전체 조세지출액은 월평균 15만8761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연간으로는 190만5132원에 달하는 것이다. 이로써 가계소득에서 조세지출이 차지한 비중은 지난해 3.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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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지출 부담액과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 모두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더욱이 지난해 가계의 실질소득이 0.4%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가계가 피부로 느끼는 조세ㆍ준조세 부담은 더욱 컸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가계의 경상조세 지출은 월평균 14만3252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경상조세란 근로소득세, 사업소득세, 재산세, 자동차세 등 정기적으로 부과되는 세금으로 대부분이 국세에 해당한다. 지난해 국세 증가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비경상조세 지출은 부동산 거래 침체 등으로 월평균 1만6925원에서 1만5509원으로 8.4% 감소했다. 비경상조세는 양도소득세와 부동산 취ㆍ등록세 등 주로 부동산과 관련해 일시적으로 부과되는 세금이다. 지방세 비중이 높다.

‘경상+비경상조세’에는 부가가치세 등 간접세는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 가계의 세부담은 더 커지게 된다.

조세 외에 준조세 부담도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가계는 연금에 월평균 13만320원을, 고용보험 등 각종 사회보험에 13만3552원을 각각 지출했다. 조세와 준조세에 지출한 돈을 모두 합하면 월평균 42만2633원으로 소득 대비 비중은 9.6%로 10%에 육박됐다. 조세와 준조세 등 비소비지출은 대부분 경직성 비용으로 사전에 공제되거나 줄일 수 없는 항목이 대부분이다.

이들 조세와 준조세 등 경직성 지출이 늘어나면 처분가능소득이 줄면서 가계 형편이 더 나빠지게 된다. 경기가 침체하고 고용불안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가계는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게 되며, 경기는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실제로 이로 인해 ‘소비절벽’이 현실화하자 정부가 최근 소비진작책을 내놓았으나 이런 현실이 개선되지 않으면 정부 정책도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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