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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자동차로 이어진 5G 혁명…지금 MWC는 자율주행 각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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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제조사·ICT 기업, MWC서 기술 공개

SKT·인텔 '5G' 강조한 커넥티드카·자율주행 기술 선보여

푸조-삼성전자 합작해 자율주행 콘셉트카 전시

아무도 타지 않은 자동차가 손짓만으로 움직인다. 스마트워치를 찬 팔을 들어 차고 안에 들어가라고 내젓자 비상 깜빡이가 켜지고 사이드미러가 접히면서 슬그머니 안으로 들어간다. 왼쪽과 오른쪽. 자동차가 가는 방향도 시계로 조종한다.

추억의 영화 전격제트작전에 나오는 인공지능(AI) 자동차 키트를 현실로 불러낸 듯했다. 지금은 팔 동작에 전진과 후진, 좌·우 방향으로만 움직일 줄 알지만 음성을 알아듣고 더 복잡한 길을 찾아가는 기술이 발전하면 키트가 현실 속 내 차가 될 일은 머지않아 보였다. BMW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 전시장에서 시연한 기술은 자율주행차의 미래를 짐작게 한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MWC 2017은 자동차 제조업체와 이동통신사, 스마트기기 제조업체들이 서로가 개발한 자율주행 기술을 뽐내는 현장이었다. 최대 화두는 5세대(5G) 이동통신. 자동차가 무수히 많은 도로 위 데이터를 읽고 스스로 달릴 수 있으려면 빠른 통신 속도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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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인텔과 합작해 만든 커넥티드카 'T5'를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 전시했다. [김도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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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칩 제조사 인텔은 부스 전면을 할애해 BMW 차량을 이용해 만든 5세대(5G) 기반 자율주행차를 소개했다. 건너편에 있는 한국의 SK텔레콤도 5G 기반 기술을 강조한 커넥티드카 ‘T5’를 전시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MWC 전시장에 나와 있는 커넥티드카 중에서 5G 이동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건 SK텔레콤과 인텔 제품에 한정돼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나머지 4세대(4G ) 롱텀에볼루션(LTE) 기반 기술들도 빠른 시간 안에 5G 기반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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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렛팩커드(HP)는 롱텀에볼루선(LTE) 기반 사물인터넷(IoT) 커넥티드카 솔루션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강풍과 싱크홀 등에 대한 위험 정보를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김도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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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나 자체 센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커넥티드카, IoT 차량 솔루션 기술들도 다양하게 전시됐다. 휴렛팩커드(HP)는 차량 안전을 강조한 LTE 기반 커넥티드카 기술을 선보였다. 운전자는 느끼지 못하는 강풍이 차량 밖에서 불고 있으면 경고 메시지를 차량 내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에 띄운다. 차량 앞 싱크홀도 미리 파악해 운전자에게 알린다. 달리던 차가 국경을 넘으면 이동한 나라의 정보와 교통 규칙 등도 알려준다. HP 관계자는 “아직은 LTE 기반으로 IoT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지만 5G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의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Bosch)는 운전자의 얼굴을 인식해 눈높이에 따라 의자와 핸들 위치를 조정하고 손짓에 따라 음악의 볼륨을 조절하는 기술을 시연했다.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만들어진 사이드미러는 사각지대에 있는 오토바이나 차량까지 카메라로 찍어 알려준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타이어 공기압, 엔진오일량은 물론 차량 내부를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한 E-300 쿠페 모델을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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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대스 벤츠는 E-300 쿠페에 적용된 커넥티드카 시스템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스마트폰 앱으로 타이어의 공기압과 엔진오일 등 차량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김도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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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자동차 명가 푸조는 삼성전자와 합작해 자율주행 콘셉트카 ‘인스팅트(Instinct)’를 전시했다. 이 차는 운전자가 차에 타고 자율주행 모드를 선택하면 자동으로 핸들이 접혀 자유롭게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부스에서 만난 피에르 이브 푸조 마케팅홍보 담당자는 “운전자의 습관을 학습해 의자와 핸들의 위치, 오디오 설정 등 가장 편한 운전 환경을 준비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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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명차 푸조가 삼성전자와 합작해 자율주행 콘셉트카 '인스팅트(Instinct)'를 개발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 선보였다. 이 차는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IoT) 시스템 아틱클라우드를 탑제했다. [김도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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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전문가들은 MWC에 참가해 5G 상용화 시점에는 자율주행차 산업의 거대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트럭의 다니엘라 박사는 컨퍼런스에서 “트럭 3대가 줄지어서 자율주행 시험을 해보니 사람이 운전할 때보다 7%의 연료 절감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5G와 자율주행 기술은 택배와 물류 부문에서 거대한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도제작사 히어의 알렉스 망간 상품마케팅본부장도 “앞으로 차량용 내비게이션은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읽기 편한 방식으로 만들어지게 될 것”이라며 "사람은 아예 내비게이션을 볼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바르셀로나=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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