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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티끌 모으는 기술…'짠테크'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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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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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매주 화요일은 SBS 경제부 금융 팀장 손승욱 기자와 금융 소식 알아보는 날입니다. 손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십니까.) 요새 돈벌이가 크게 좋아지지는 않으니까 있는 거라도 관리 잘하자고 해서 이걸 잘 소액도 굴릴 수 있는 금융상품 하나가 뒤늦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요?

<기자>

출시 5년 만에 느닷없이 인기를 끌고 있는 한 적금 상품 얘기부터 시작을 해보겠습니다. 4% 이자를 주는 상품입니다. 금리가 높기도 한데요, 이 상품 짠테크 때문에 떴습니다.

짠테크, 짜다와 기술의 합성어죠. 생활비를 아끼는 모든 기술들을 말합니다. 들어오는 소득을 아예 쓰지 못하게 묶어두는 '소득 관리'와 나가는 생활비를 아끼는 '지출 관리'로 나뉩니다.

소득 관리부터 볼게요. 강제 저축, 일단 월급 들어오면 바로 적금에 넣어서 아예 묶어버리는 겁니다. 요즘엔 매일 생활비 아낀 돈을 바로바로 통장에 넣는 것도 강제저축으로 분류를 합니다. 그런데 매일 은행 가기 번거롭잖아요.

그래서 아까 처음에 말씀드린 상품이 떴습니다. 예를 들어서 3천 원을 택시 타던 거 지하철 타서 아꼈다. 2천 원을 커피 참아서 아꼈다. 그러면 바로 그만큼 클릭해서 저금통에 넣는 겁니다.

한마디로 적금 상품인데, 인터넷 저금통입니다. 얼마 아꼈다는 기록도 남고, 덤으로 이자도 붙으니까 짠테크 족에 최적화된 상품이라서 뜬 겁니다.

나온 지 5년 됐고, 매달 신규 가입이 3, 4천 건 정도였는데, 지난 1월에 1만 6천 건으로 4배가 늘었습니다. 은행도 놀랐습니다.

짠테크 상품으로 SNS에 알려지면서 늘어난 거거든요. 여기에 매달 새로 적금을 들어서 12개의 적금을 운영하는 풍차돌리기도 유행입니다.

소득의 절반 이상을 은행에 묶어 놓는 분도 많으신데요, 1년 뒤엔 매달 적금 만기를 맞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앵커>

그게 어느 은행 거냐가 사실 많이 궁금하실 텐데, 저희가 말씀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규정상. 듣고 찾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건 돈을 모으는 기술이고, 나가는 돈을 줄여보자. 이런 트렌드도 다양하다면서요?

<기자>

가장 관심이 많으신 게 냉장고 파먹기죠. 일명 냉파라고 불리는데요, 냉장고에 있는 음식 재료 다 먹을 때까지 장보기를 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냉동실 열어보시면 이해가 될 겁니다. 집집 마다 고기도 있고, 떡국 떡, 떡볶이 떡, 만두도 종류별도 다 있죠.

물가가 올라서 장보기 무서운 상황에서 이 재료부터 다 쓰고 장을 보자는 겁니다. 생활비 지출을 최소화하자는 얘기 거든요.

그리고 지출 관리의 필수라는 가계부 앱도 요즘의 인기입니다. 카드만 등록만 해 놓으면 지출이 자동으로 다 더해집니다. 그러니까 지출 통제하기가 아주 용이해진 거죠.

요즘에는 이런 짠테크들이 SNS에 소개되고, 경험담이 공유되고, 댓글로 서로 응원하고 이러면서 점점 더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앵커>

소득이 늘면 이렇게 짠테크까지 안 해도 될 것 같기도 한데, 다들 그런 상황이 아니니까요. 정부가 지난주 "금요일마다 4시에 퇴근을 시켜주겠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소비 회복을 해보자고 했지만, 이런 걸 보면 또 쉬울 것 같지가 않아요.

<기자>

'금요일 4시 퇴근' 화제였죠. 그런데 이런 단기 처방으로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좋지 않습니다.

[이다혜/신한카드 트렌드 연구소 연구원 : 소득이 늘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필수적인 지출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면, 최대한 저렴하게 즐기려는 '초가성비 형태'의 소비문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들으신 소득, 그대로입니다. 물가 감안하면 오히려 0.4% 줄었습니다. 물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2%, 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경제를 어떻게 보는지 보여주는 소비자 심리지수 넉 달째 비관적이고요. 지출은 0.5% 줄었습니다.

2003년 이후 가장 많이 준 겁니다. 한마디로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만 올랐다. 앞으로도 크게 나아질 것 같지 않다. 누가 쓰겠습니까.

짠테크 유행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거죠. 소득을 늘려야 한다는 게 모든 전문가들의 지적인데, 이번 정부 대책에 근본적인 소득 늘리기 대책이 빠진 게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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