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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신용대출 연체율 급증, 한국 경제 또 다른 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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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대출옥죄기속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3개월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여신심사 강화로 대출문턱이 높아진 은행권에서 밀려난 저신용자 대출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쏠리면서 저축은행 대출금리가 지난 1월 한달간 1%포인트 이상 폭등한것으로 조사됐다. 고객들이 대출을 받기 힘들어진것은 물론 부담해야 하는 금융비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셈이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시중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평균 3.16%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간것으로 지난 2015년 2월(3.24%) 이후 23개월래 가장 높은 대출금리수준이다. 이처럼 대출금리는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은행권의 신규 예·적금 금리는 같은 기간에 0.05%포인트 하락한 1.51%로 떨어졌다. 때문에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대출금리-수신금리)가 전월 대비 0.12%포인트 상승한 2.00%포인트로 확대됐다. 예대금리차가 2.00%대로 확대된 것은 지난 2013년 1월(2.00%) 이후 4년만이다. 은행권뿐만 아니라 신용협동조합(4.60%), 상호금융(3.86%), 새마을금고(3.92%) 등 제2금융권 신규 대출금리도 같은 기간중 0.05%~0.13%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이자수준이 높은 저축은행 신규 대출금리가 한달새 1.09%포인트 폭등한 11.75%로 상승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저축은행 대출금리가 한달동안 1%포인트 이상 오른 것은 지난 2013년 1월(1.99%포인트) 이후 4년만이다. 은행권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워진 저신용자들이 대거 저축은행을 찾으면서 대출금리가 단기간에 큰폭으로 올랐다는 진단이다. 지난해말 현재 저축은행 대출잔액은 43조4646억원으로 전년 대비 22.15% 급증했다. 특히 가계대출은 잔액이 18조2849억원으로 33.53%(4조5913억원)나 가파르게 늘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이어 저축은행을 포함한 2금융권 전반으로 대출심사를 강화할 방침이어서 저소득·저신용자들이 금리가 훨씬 더 높은 대부업체 등으로 내몰리는 '2차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영업 한은 경제통계국 부국장은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면서 은행권이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대출금리가 올랐다"며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지난달에는 신용등급이 낮은 가계·기업 대출이 늘면서 대출금리가 비교적 크게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연체율 상승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1월말 현재 가계대출 연체율은 0.28%를 기록, 전월말 대비 0.02%포인트 올랐다. 주택담보대출(0.21%), 집단대출 연체율(0.30%)은 전월말 대비 0.01~0.02%포인트로 소폭 오른 반면 가계신용대출 연체율(0.48%)은 0.07%포인트 올랐다. 박종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용대출은 무담보인데다 금리도 높아서 주택담보대출보다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신용대출자중 과다채무자와 다중채무 고객 비중이 높은 점도 신용대출 연체율 급증에 대한 우려를 키울 것이란 진단이다.

[박윤예 기자 /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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