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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와해' 피한 전경련, 혁신안 마련 과정 곳곳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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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사 이탈·무관심, 인력 축소 등 대규모 구조조정

메트로신문사

권태신 신임 전경련 부회장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에서 정기총회 기자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환골탈태'를 약속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혁신안을 만들기까지 상당한 '험로'가 예상된다.

주요 회원사들 이탈과 무관심, 예산 삭감에 따른 사업 대규모 축소 , 인력 구조조정, 비판 여론 환기 등 넘어야 할 산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빠르면 3월 중 혁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24일 총회에서 혁신위원회를 꾸리고 허창수 회장이 위원장을,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웅렬 코오롱 회장이 내부 위원을 맡기로 했다. 이들 외에 외부 인사 3명도 위원으로 추가 위촉키로 했다.

이날 상근부회장에 임명된 권태신 부회장은 "명망있고 객관적, 중립적 인물을 외부위원으로 모셔오기 위해 다각도로 접촉하고 있고, 이번주 중 (명단을)발표할 것"이라며 "혁신안 마련은 혁신위에서 할 문제지만 빨리 진행해 3월 중 나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회원사 이탈과 무관심은 혁신안 마련 과정에서 상당한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500억원 정도에 이르는 회비의 77% 가량을 냈던 삼성, 현대차, LG , SK그룹이 이미 탈퇴를 해 5대 그룹 중에선 롯데만 남아 있는 상태다. 최근엔 포스코도 탈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외에 회원사 추가 이탈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회원사인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아직까지 회원에서 탈퇴하겠다고 결정하진 않았지만 회비 납부 시점에서 여부를 판단하겠다는게 내부 방침"이라고 전했다. 회원사 이탈로 기존에 20명이었던 회장단 멤버도 14명으로 크게 줄었다.

당초 이달 말 퇴임키로 공언했던 허창수 회장 후임자도 2개월 넘게 찾았지만 결국 6년째 전경련을 이끌어왔던 허 회장이 또다시 유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도 회원사들의 무관심에 따른 구인난이 심각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돈을 대기 위해 기업들로부터 모금을 주동했던 이승철 상근부회장 후임도 결국 유관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의 권태신 원장이 겸임하는 선에서 답을 찾았다.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안팎으로 고강도 쇄신을 주문받았던 전경련이 결국 '돌고 돌아 제자리로 왔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도 이때문이다. 권 신임 부회장도 총회 하루 전에 급하게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원장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전날 5시에 부회장을 맡아 달라고 통보받았다. 회계법인에 용역을 준 (전경련)쇄신안도 오늘 아침에서야 받아 구체적인 내용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

24일 열렸던 총회에선 회원사의 80% 가량이 위임장으로 총회 참가를 대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 대규모 축소와 그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도 예고되고 있다.

권 부회장은 "회원사 회비에 대해 논의한 적은 없다. 회비에 맞춰 경비를 절감하고, (인력)구조조정도 할 수 밖에 없다. 추가로 (회원사들에게)회비 증액을 (요구)할 수 없을 것 같다. 조직을 슬림화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주요 그룹 이탈로 500억원의 회비가 5분의 1가량으로 줄어든만큼 몸집도 그에 맞출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전경련의 쇄신은 '꼼수'라며 스스로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경실련이 대선주자 8명에게 전경련 해체에 대해 질의한 결과 6명이 '해체'에 찬성하기도 했다.

허창수 회장은 연임을 결정한 이후 취임사에서 "앞으로 외부의 부당한 압력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정경유착 재발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승호 기자 bada@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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