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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기고] 4차 산업혁명 시대, 어떤 대통령을 뽑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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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조선

요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야기가 뜨겁다 못해 '도대체 실체가 있는것이냐, 피부에 와닿는게 없다'란 이야기도 많아지고 있다. 다행인것은 4차 산업혁명의 풀뿌리, 실업, 창업에 대한 대안으로써의 메이커 운동을 대선 주자들을 포함해 많은 언론들이 관심 갖고 표현하고 있어서 한 편으로는 반갑다.

대선 주자들은 4차산업혁명이나 메이커 운동이 국민을 위한 방향으로 설계되거나, 추진될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것이다. 이를 위해 몇가지 문제를 잘 인지하고 이를 해결해 가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안 그러면 밑빠진 독에 물 붇기식이 되든, 전체 최적화가 아닌 부분 최적화만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4차 산업혁명으로의 관문에서 선진국에 비해 한국만이 가진 풀어야 할 과제

캠브리지대 장하준 교수나 한국 금융당국의 한 통계 총괄 관리자의 평으로 따져 봐도 한국의 현재 생산성은 주 4일 근무로도 유지될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불필요한 근무를 하고 있거나 시간당 보수가 너무 적다는 것이다. 핀란드 등의 선진국에서 하듯이 시간당 보수를 높게 책정하고, 야근을 엄격히 금지시키면, 혁신을 생명으로 삼는다는 4차 산업혁명에서 아주 유리한 기반을 다지게 될 것이다.

야근이 금지되면 기존 직원들은 여가시간이 늘어나게 되어 더욱 가정적이게 되거나 여가선용을 위한 창의적 활동(요리~ 요트만들기,드론 날리기 등등)이 증대될수 밖에 없게 된다. 가정적인 것이란 아이들과 놀거나 부인과의 데이트를 해야 하므로 창의적 놀이나 문화콘텐츠 수요가 커지게 된다. 그만큼 그 시장이 커지게 되면, 양질의 콘텐츠가 선순환하게 될 것이다. 사람이 더 필요한 기업은 기존 직원을 야근을 통해 쥐어 짜는게 아니라, 새로운 직원을 고용함으로써 사회적으로는 실업의 문제를 해소하게 되며, 유효 총수요를 진작하게 됨에 따라 전체 경제가 더욱 잘될 것이다.

미국은 우리보다 인구가 많다고 해도 우리 보다 인구가 훨씬 적은 핀란드, 호주도 홈 디포 식의 거대한 철물점이 지역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역시나 인건비가 비싸고 여가시간이 많기 때문에, 웬만한 수리나 인테리어는 더욱 자신의 취향에 맞게 자체 제작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요즘은 온라인에 각종 취향의 자작 메뉴얼이 공유되고, 집단지성이 발휘되어져, 더욱 쉽고, 저렴하게, 고도의 퀄리티를 누릴수 있게 되어 가고 있다. 디자인씽킹이나 평소 생활속 니즈에 따른 메이킹 문화는 자연스럽게 창의적 창업,혁신, 놀이를 가능해지게 만든다.

즉, 이제는

1) 야근경영에서 혁신경영으로의 이전이 필요한 것이다.

혁신을 체계적으로 일삼으려면, 글로벌 대기업들이 대부분 스탠포드 디 스쿨에서 디자인씽킹을 체화해 내고 있듯이 디자인씽킹과 메이킹을 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을 안다. SAP코리아를 위시해서 점점 더 많은 곳에서 디자인씽킹을 하고 있으므로 적합한 곳을 선택해 디자인씽킹을 제대로 해보라!

필자의 수행 경험에 의하면, 6개팀중 2개팀에선 상당히 의미있는 실적을 낼수 있을 것이다. 특히, 스탠포드 디 스쿨의 디자인씽킹의 성공사례들은 물론이고, 다른 킥스타터 등의 혁신사례의 상당수가 점점 더 제대로 된 메이커스페이스를 통해 구현되고 있다. 포드사도 테크샵이라는 메이커스페이스에 투자해 포드 전용 및 주민 공용의 최대 규모의 메이커스페이스를 본사 근처에 설립했고 운영 1년만에 특허를 4배로 키운 바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총무부, 인사부 등 평소 혁신을 강하게 요구받지는 않던 팀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특허를 냈다는 것이다. 그만큼 'Learning by project, Learning by making'이 혁신에서는 큰 의미를 갖는 다는 말이다.

네덜란드가 회사마다 하루 2시간은 서서 일하도록 강제해 개개인을 건강하게 만듦은 물론 전국민의 의료보험비를 낮춘 사례나 핀란드가 야근금지법을 만들어 인권과 가정을 보호하고 더 나아가 창의적 경제로 전환시킨 사례들이 있다. 우리도 야근금지법을 제정하고 이를 현업에서 지킬수 있도록 하는 리더쉽을 차기 대선 주자중에서 뽑아야 할 것이다.

2) 부동산 경영에서 혁신경영으로의 이전이 필요한 것이다.

건국 이후 아시아의 4대 용이라 불리는 싱가포르, 대만, 한국, 홍콩 중에서 유일하게 한국은 토지개혁이 무산됐다. 한국은 역시나 유일하게 재벌 중심의 경제화와 급속한 도시화를 꾀해 오면서 현재 토지 시총 6000조원를 넘어서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6000조원이면 캐나다 땅의 6배를 살수 있으며 미국 땅의 50%를 살수 있다고 하는 규모이다.

당시 혁신적 실천가이자 크리스천인 톨스토이의 문하생이었던 모택동, 장개석. 이 둘은 다른 노선을 걸어갔지만 유일하게 공통적으로 톨스토이 스승의 가르침을 지킨 부분이 국토의 국유화 정책이였다고 한다. (태백시, 예수원 설립자 미국인 대천덕 신부의 토지 정의 책 발췌). 땅을 투기 거래 하는 것은 성경의 레위기에 적혀 있듯이 인간의 욕심을 최고로 끌어올려 죄악을 번성케해 결국은 멸망으로 치닫게 되는 바알 경제의 시작이라고 했다.

인간이 태어나서 숨을 쉬고, 오줌을 쌀수 있는 땅 한 쪼가리는 자연적으로 제공이 되어야, 최소한의 천부인권이 보장되는 것 아닌가? 부동산으로 큰 돈을 버는 것이 쉬워지면 당연히 혁신으로 경쟁하는 틈 바구니에 끼는 것보다는 유한한 자원인 땅을 가지고 노는 것이 훨씬 더 재밌을 것이다. 급속한 도시화와 공업화를 꾀할때는 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아파트값이 일년만에 두 배로 뛰어도, 그 생태계는 어느 정도 돌아갔다.

하지만 지금은 도시 공동화를 걱정하는 때가 되고, 4차 산업혁명을 맞으며 기존 방식의 공업화는 쇠퇴해지거나 로봇에 의해 대체되는 것을 걱정을 하고 있다. 비싼 땅값에 대한 명분이 점점 사라질수록, 그 거품 생태계가 꺼져 가는 도미노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되어져야 한다고 본다. 하우스 푸어의 연쇄 도산도 언급된 적이 있지 않은가. 이 문제는 금수저, 은수저의 상당 원인 제공자이기도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운운하는 드론,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 사물인터넷은 대기업에서 추진되는 것 이상으로 풀뿌리 메이커 운동의 집단지성과 혁신에 의해 추동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대기업과 메이커들과의 콜라보가 많아지며 산업 전반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위키하우스(wkikhouse)처럼 전세계 건축가와 디자이너들 수천명이 집단지성을 이뤄 보다 더 환경친화적이고 저렴하고 에너지 효율적이고 심미적인 주택을 개발해 내고 있다.

팜해킹(farmhacking)에 의해 기존 석유 기반의 다양한 농장비들을 대체해 가거나, 농사 짓거나 텃밭을 일구는 일의 고생을 덜어 주고 있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로컬모터즈 사례와 같이 최고의 슈퍼카도 이제는 집단지성이 아주 뛰어난 차체 디자인을 일궈낼 뿐 아니라 엔지니어링적으로 섬세한 영역까지 다 잡아 내고 있다.

이러한 기술을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직접 체험하고 있으며 삶에 적용해 스마트한 방식으로 자급자족해 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특히 한국은 이러한 기술을 적용해 실업문제를 해결하고 의식주를 해결하려고 해도 땅이 없거나, 땅이 너무 비싸서 그림 속의 떡처럼 바라만 볼 뿐이다. 시험해 볼만한 공터도 하나 구하기 힘들다. (희망적인 얘기를 보태 본다면, 독일처럼 야산에 주택설립시 경사각에 대한 제한법을 5도만 완화해 준다면, 자작할수 있는 집을 지을수 있는 땅이 많이 나올 것이다. 또한 정부소유의 땅이 아직도 전국토의 25퍼센트 된다 하니, 이 부분의 활용도 검토해 볼만 하다고 본다.) 즉, 과다한 땅을 보유한 주체들에 대한 토지세의 정상화나 다양한 지혜를 동원해 거대 전환을 막는 일이 없도록 하는 리더십을 차기 대선 주자 중에서 뽑아야 할 것이다.

3) 자본가만 자본을 축적하는 것이 아닌 근면하거나 창의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자본축적을 위해서는 원격근로의 허용이 법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이제는 인간을 공장의 노동자로 단위화해 인식하고, 감시와 통제의 대상으로 생각하는게 아닌 거대 혁신의 주창자로 바라 봐야 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필자가 미국에서 'Techcrunch40 Finalist'로써 벤처생활을 할때 생태계적으로 한국과 크게 달랐던 점 중 하나가 원격근무에 대한 권리가 상당히 많이 보장됐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디자이너나 엔지니어는 잉여자본과 잉여시간을 축적할수 있었던 것이다. 한국은 초기 벤처의 극히 일부를 빼고는 자수성가한 벤처인의 자본이 매우 제한적으로 축적된게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벤처 생태계에서는 'independent contractor'라는 거대시장안에서 실력 좋은 디자이너나 엔지니어들은 적어도 스스로 엔젤투자 정도를 할수 있는 수준의 자본을 축적해 가고 있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무조건적 강제출근과 야근 강요가 아닌 환경안에서 실력만 좋으면 일주일에 하루만 일하고도 나머지 날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주 생산적인 것(취미활동이든, 창업활동이든)을 할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자본이 누적되어 메이커 운동에서 필수로 필요하다는 잉여시간(만드는데 필요한 시간)과 잉여자본(만드는데 필요한 공구나 장비를 십시일반해 모을수 있는)을 양산해 낼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한 점은 호주, 캐나다, 핀란드,덴마크 등 OECD 상당 국가들도 크게 다르지 않게 해 왔던 것이다. 거대해 보이는 우주 장의사 사업을 하는 엘리시움 스페이스는 나사의 해외국적의 프리랜서 개발자가 일주일에 하루만 일하며 틈틈히 준비해 왔던 벤처사업이다. 나사처럼 보안이 엄격한 조직마저도 원격근로를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한국 대기업의 일부 SI 계열사는 재벌 세습 체계로써 악용도 악용되어 왔다고 하지만, 대기업마다 자신만의 ERP를 자체 개발 내지 하청으로만 해결하는 등 실력있는 벤처 솔루션을 키우는 시장을 차단시켰다.

이는 부메랑이 되어 현재 대기업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무던히도 낡게 만들어 버렸다. 그나마 존재하던 SI벤처들 역시 대기업의 야근 및 강제출근 요청에 따라 그러한 라이프 패턴을 싫어하는 젊은 인재들을 잃게 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재난에 시달리며 실력있는 솔루션 소프트웨어들 마저도 세계시장에 견주어 보면 100% 공멸의 길로 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원격근로 보장이 엄격히 지켜질수 있도록 하는 리더쉽을 차기 대선 주자중에서 뽑아야 할 것이다.

4) 규제혁신을 위해 이제는 규제를 포지티브 방식에서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 대전환해 모두 규제/사후 개별 허용이 아닌, 기본 허용/사후 개별 규제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본다.

사실 이러한 제도 변화에 대한 운운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국가대계를 위해 무엇이 중요하고 그에 따라 발목을 잡는 것들은 무엇인가를 분별하는 지도자와 정부의 투명하고 빠른 판단력에 있다고 본다. 이것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재벌의 관여나 기득권 산업의 손을 들어줘서는 안되는 장치나 문화가 필요하다.

중국이 아무리 미세먼지의 주범이라 해도 한 편으로는 무섭게 환경기술을 선진국 이상으로 앞서 연구해 나가고 있으며, 거꾸로 한국이 자동차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들로 인해 미세먼지의 주범이 될 날이 멀지 않았다. 중국 심천을 가보면 이미 모든 오토바이들이 전기 오토바이로 변신했으며 그 과정에서 여러 스타트업이 수많은 고용을 창출했다.

최근에도 한국에서는 미세먼지의 주범이라 하는 화물트럭을 전기차로 바꾸자는 법안이 한국의 국회에 상정됐는데 그만 국회에 계류됐다고 한다. 전안법과 같이 정계나 공무원계, 재벌계에서는 자꾸 거꾸로 가고 있는게 이상하다. 더 이상 재벌이나 기득권의 입김이 들어가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이미 페덱스나 UPS도 상용전기차를 발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저번 주에 또 3개월만의 새로운 소식으로 미국의 항구 관광지에 집단지성 기반으로 성장한 전기차이자 무인 버스가 도입됐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갈라파고스 섬처럼, 성장이 멈춘 고립지로써, 미래의 물류 시장마저 중국에 빼앗길 위험이 보인다.

규제유지나 확장이 공무원수를 늘리는데 악용되지 않아야 한다. 매연을 뿜는 자동차들에 대한 규제는 합리적으로 강화되거나 실천이 잘 되어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에 대한 확실한 추진능력을 가진 리더가 차기 대선 주자중에서 필요한 것이다.

이제는 차기 대선주자들이 아직은 매우 추상적인 4차 산업혁명이나 메이커운동을 외치는 만큼이나 야근금지, 원격근무허용, 토지개혁, 규제개혁을 외쳐야 할 때가 됐다고 본다. 이제는 전체의 생존을 위해 한 번 쯤 두드리고 밟고 가지 않을수 없어 보인다.

차기 대통령을 야근금지, 원격근무, 토지제도 혁파, 규제혁파를 돕는 쪽의 정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사람으로 뽑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 전체의 생존을 위해서다.

IT조선 형용준 메이크위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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