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8 (화)

중 ‘불가능한 임무’라는데…압박하라는 요구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대북 인식 안일…기존 방식 그대로

중, 영향력 한계·필요성도 못 느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취임 후 가장 많은 북한 관련 언급을 쏟아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순위에서 북한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최근 북한의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의 시험발사와 김정남 피살 사건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매우 위험할 뿐만 아니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해 북핵을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하게 됐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대응 방안으로는 ‘중국 압박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이라는 기존의 방식을 그대로 유지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은 북한에 대해 엄청난 통제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원하면 북한 문제를 매우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단언한 것은 북핵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한 구조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기만 하면 북핵 문제는 곧바로 해결될 수 있으며, 중국이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면 중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강화하면 된다는 인식이다. 중국이 북한에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지, 중국이 지금 북한을 압박하지 않고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결여돼 있다.

중국은 북핵 문제를 미국과 북한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대북 영향력에도 한계가 있음을 누누이 밝혀왔다. 2014년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는 “중국에 북한을 움직이라고 하는 미국의 요구는 미션 임파서블(불가능한 임무)”이라고 한 적도 있다. 또한 중국은 과도한 대북 압박으로 북한을 궁지에 몰아넣을 경우 북한의 극단적 선택으로 지역 안정이 깨지게 될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지금처럼 안보·통상 등 모든 분야에서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는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져 중국이 북한을 압박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미·중관계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지 않으면 중국의 안보이해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중국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한번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유신모 기자 simon@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