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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서울대 학위수여식 '도전·창업' 강조…'광장' 최인훈 명예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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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생명공학자 신승일씨도 명예졸업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창업은 1등이 되고자 발버둥 치던 저에게 엄청난 세상이 있다는 점을 깨닫게 했다"

24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제71회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 대표로 연설한 이진열(28·종교학과)씨는 함께 졸업하는 동문에게 이 같이 말했다.

이씨는 '인생의 2가지 기회'로 봉사와 창업을 꼽았다.

어린 나이에 한쪽 눈 시력을 잃고 어머니와 할머니 슬하에서 자란 이씨는 현재 스마트폰 잠금화면에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사진을 띄우고 가상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스타트업 창업가가 됐다.

학교 측은 이씨가 학생 봉사단체 단장을 지내는 등 봉사활동에 전념해 성낙인 총장이 취임한 뒤 강조하는 '선한 인재'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특히 창업가로서 도전정신이 다른 사람에게 본보기가 돼 졸업생 대표로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학위수여식에서 성 총장은 '메뚜기에게는 얼음이야기를 할 수 없다. 이는 한 철에 매여 살기 때문'이라는 장자의 말을 인용하며 "어색하고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미래가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현재 서 있는 위치가 아니다"면서 "여러분이 거주하는 지역·도시·나라·세계를 각기 다른 수준에서 도전 무대로 설정해보면 놀라울 정도로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성 총장에 이어 축사에 나선 로봇공학자 조규진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도 "사람보다 똑똑한 인공지능이 나오는 시대에 내 아이디어 따위는 세상에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지만, (그런 생각은) 틀렸다"면서 "부디, 용기를 가지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이날 학위수여식에서 학사 2천422명, 석사 1천804명, 박사 699명 등 총 4천925명에게 학위를 줬다.

특히 1952년 법학과에 입학했으나 한국전쟁 이후 분단 현실에서 공부에 전념하는 데 갈등을 느껴 등록을 포기해 제적된 소설가 최인훈(81)씨에게 명예 졸업장을 줬다.

1957년 화학과에 입학해 5학기를 다니고 휴학한 뒤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세계적인 생명공학자 신승일(79) 박사도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남북한 이념문제를 다룬 소설 '광장'과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등을 쓴 최씨는 이날 법과대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후배들을 격려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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