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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AI·구제역 휩쓴 충북 축산 부서 '기피부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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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AI에 이어 구제역 까지'


【청주=뉴시스】박재원 기자 = "한번 터졌다 하면 휴일도 없이 매일 새벽까지 비상근무입니다."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두 달 넘도록 상황실 근무를 충북 도내 한 축산 부서 여성 공무원의 하소연이다.

AI·구제역이 휩쓴 자치단체의 축산 관련 부서가 기피부서로 전락되고 있다.

바이러스가 창궐하면 고된 업무의 연속이지만, 인사상 인센티브도 없어 직원들 사이에는 축산 부서가 최악의 부서로 통한다.

19일 도에 따르면 2016년 11월 16일 음성에서 첫 AI 발생 후 도내에서는 청주, 충주, 옥천, 진천, 괴산 등 총 6개 시·군에서 살처분이 단행됐다.

이 중 음성이 가장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지역에서 사육하는 닭·오리 가금류 276만6000여 마리가 살처분됐고, 육용오리는 아예 씨가 말랐다.

음성군 축산부서는 AI 발생 후 두 달 넘게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살처분은 물론 매몰지 확보, 방역 작업, 소독소 운영, 보상작업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기간이었다.

비상근무 체제 동안 직원들의 퇴근시간은 보통 오전 1~2시. 의심신고가 들어오지를 않거나 살처분작업을 일찍 마무리할 때면 그나마 오후 11시를 갓 넘겨 퇴근했다.

지난 5일 구제역이 발생한 보은군도 마찬가지다. 여기도 축산 관련 직원들이 살처분 작업과 예찰 활동 등으로 구제역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

사무실에서는 영상회의 준비와 보고서 작성에다가 정부부처, 세무서, 통계청에서 걸려오는 전화에 일일이 응대하다 보면 이튿날 새벽까지 업무가 이어진다.

바쁜 격무에 시달리지만 사태가 종식돼도 방역 관련 직원들에게 돌아가는 인사상 혜택은 거의 없다.

인사가점은 고사하고, 업무가 다소 수월한 부서이동도 어렵다. 축산직렬이다 보니 본청에서 자리를 옮길 수 있는 부서는 농정과나 산림축산과 두 곳뿐이다.

군세가 약해 한 개 부서에서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자치단체는 본청에서 이동할 수 있는 부서는 아예 없고, 일선 읍·면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순환근무가 사실상 힘들다보니 2007년부터 같은 부서에서 방역업무를 맡아오는 직원까지 있을 정도이다.

매년 반복되는 AI·구제역에 동원되는 축산 관련 직원들이 재충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인사상 혜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사태를 한번 치르고 나면 트라우마까지 생긴다"며 "고생한 직원들에게 인사혜택은 둘째치고 순환근무라도 제대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pj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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