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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희의 날씨 레터] 겨울은 아직 '졸업 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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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성큼 왔지만 다음 주 반짝 추위… 졸업식 때 '작별' 부르며 울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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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희 TV조선 기상캐스터

봄빛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2월 중순, 사계절이 끝을 맺듯 학생들이 학업을 마무리하는 '졸업 시즌'입니다. 소셜네트워크에 이어지는 졸업식 사진을 보니 실감 나더군요. 학창 시절 추억이 스칩니다. 중학교 졸업까지만 해도 마냥 즐거웠는데, 고등학교 때는 퍽 슬펐어요. 친구들이 전국 각지로 헤어진다는 아쉬움과 재수(再修) 고민 때문이었죠. 그래도 학교장상에 위로받으며 해맑게 기념사진을 찍었네요. 어학연수를 했던 일본에서 맞은 졸업식 땐 펑펑 울었어요. 외국인 친구들이 고국에 돌아가면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거든요. 졸업식 곡인 '작별'을 각자의 모국어로 불렀는데 '작별이란 웬 말인가 가야만 하는가'란 구절이 절절히 와닿아 눈물만 흘렸죠.

유치원부터 유학 시절 졸업까지 순조로웠는데, 대학교는 달랐습니다. 휴학을 몇 번 하며 졸업을 미뤘어요. 입사 준비할 게 어찌나 많던지 학생 신분을 계속 유지해야겠더라고요. 결국 폭염 속 8월에 학사모를 썼습니다. 휴학이 필수처럼 되어 여러 학번이 함께하는 졸업식이었죠. '취업 한파특보'는 아직도 해제되지 않고 있네요.(점점 심해지고 있어 힘내시라는 말도 꺼내기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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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을 한다는 건 새로운 시작을 앞뒀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또 다른 목표나 꿈을 향해 달려가는 출발선에 서는 일이죠. 우여곡절 끝에 학업을 마무리하고 8년 차 사회인으로 지내다 보니 어느새 '졸업생'이란 신분이 낯설게 느껴지고, '꿈'이란 것도 서서히 옅어졌습니다. 하루하루 정신없이 지내다 학생들 졸업사진을 보니 마음 한쪽이 뜨끈해지더군요. 또렷한 꿈을 품던 학창 시절이 그리워 몇 년 만에 '미니홈피' 로그인 버튼을 눌렀습니다. 2005년 이맘때 배경 음악은 가수 전람회의 '졸업'이란 곡이더군요. "바래져가는 나의 꿈을 찾으려했을 때/ 생각하겠지/ 어린 시절 함께했던 우리들의 추억들을/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마지막 가사에 뭉클해졌습니다. 참, 겨울의 졸업식은 아직이에요. 오늘도 반짝 추위, 다음 주 화, 금, 토요일에 서울 영하 5도 추위가 찾아 옵니다. 끝으로 졸업하신 모든 분들, 축하드려요!

[이진희 TV조선 기상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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