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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美 3월 금리인상 시사] 美 은행 경쟁력에도 자신감.. 연준 유동성 축소는 차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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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강해지고 있다" 목소리 강해진 옐런
은행 대출 줄었냐는 질문에 옐런 "그렇지는 않다" 반박
"금융규제 완화 설득력 없다" 트럼프 정책에 강한 견제구
시장도 화답.. 달러화 급등 ..亞 증시.환율 일제히 상승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공격적으로 방향을 틀었다." 1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의 상반기 통화정책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한 옐런을 보며 제프리스증권 수석금융이코노미스트 워드 매카시는 이렇게 평가했다. 그만큼 이날 옐런은 이전 신중한 태도에서 벗어난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너무 오래 기다리면 나중에 금리인상 고삐를 바싹 좨야 하고 이렇게 되면 경제와 금융시장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그의 이날 증언은 이전과 비교하면 확실히 단호한 수준이다.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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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 대한 평가에서도 옐런은 이전보다 낙관적이었다. 그는 미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성장을 이어가고 세계 경제 역시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BS의 전략책임자 존 브릭스는 "옐런이 덜 신중해졌다는 것은 틀림없다"면서 "대개 옐런은 하방위험에 대해 얘기했지만 이번에는 그저 (인플레이션과 같은) 상방위험에 대해서만 말했다"고 지적했다.

애머스트 피어폰트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스티븐 스탠리도 "옐런 의장이 경제에 대한 우려를 걷어치웠다"면서 "옐런의 오늘 발언은 미 경제상황이 추가 금리인상을 정당화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FOMC 회의라는 옐런의 발언은 3월 인상이 테이블 위에 있음을 매우 확실히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규제완화'에 반대

옐런 의장은 이날 증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금융규제 완화가 설득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로 인한 정책 불확실성에 강한 경고를 보냈다.

그는 청문회 질의 중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처럼 도드-프랭크법 시행으로 은행들의 대출이 줄었느냐"는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민주.매사추세츠)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옐런은 도드-프랭크법이 통과된 2010년 이후 상업.산업 대출이 75% 급증했다면서 은행들은 "대출을 계속하고 있고 수익성도 꽤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3일 우량기업을 운영하는 자신의 지인 상당수가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은행들이 도드-프랭크법 때문에 대출을 할 수 없다는 말을 하더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옐런은 이날 증언에서 전미자영업자협회(NFIB)의 최근 설문조사를 인용해 "응답자의 2%만이 자금부족을 최대 걸림돌로 지적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출은 은행시스템을 통해 전반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소기업에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금융규제 강화가 미 은행들의 국제경쟁력을 약화시켰느냐는 셰로드 브라운 의원(민주.오하이오)의 질문에 대해서도 옐런은 아니라고 답했다. 옐런은 미 은행들이 "해외 경쟁은행들에 비해 꽤 튼튼하다"면서 "미 은행들은 부분적으로는 연준의 요구에 따라 상당한 자본을 쌓아두고 있다"고 말했다.

■유동성 축소는 금리인상 자리 잡은 뒤

옐런 의장은 금융위기 이후 시장에 푼 막대한 유동성은 금리인상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뒤에 회수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연준이 보유한 자산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는 연준의 자산 매각이 유동성 축소를 부르는 것이어서 불의의 경제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금리인하가 가능해지는 시점까지 매각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은 채권 매입을 통해 시장에 돈을 푼다. 금융위기 이후 시중에 돈이 마르자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시중에 돈을 풀어왔다. 이 때문에 연준이 보유한 자산 규모는 2006년 9000억달러에도 못 미치던 것이 지금은 4조5000억달러에 육박한다. 채권을 시장에 팔아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하게 되는 것이다. 금리인상과 함께 본격적인 긴축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시사한다.

옐런 의장은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가 지금보다 상당히 소규모로 줄어들 것"이라면서 "자산 매각은 질서 있고 예측가능한 방법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후 자산운용은 주로 국채에 집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 의장은 험프리-호킨스 법에 따라 1년에 2차례 상원 은행위원회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미 경제상황과 통화정책에 대해 증언해야 한다. 옐런 의장은 15일에는 하원 금융위에 출석해 증언한다.

■달러가치 4주 만에 최고치

이날 옐런의 발언에 미국시장은 즉각 화답했다. 뉴욕증시는 나흘째 상승했고, 달러가치도 크게 올랐다.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산정한 달러지수(DXY)는 전일 대비 0.3% 오른 101.2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18일 이후 최고치였다. 주식시장에선 골드만삭스 주가가 10년 만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으며 애플은 2015년 4월 기록했던 장중 사상 최고가를 넘어섰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의 A주 주가는 1주에 3억원에 육박, 사상 최고 기록을 냈다. 종가가 25만412달러(약 2억9000만원)였다.

아시아 증시도 15일 일제히 치솟았다. 엔화 환율은 달러당 114.51엔까지 올랐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도 4.8원 오른 달러당 1142.2원에 마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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