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니마 ‘옥스팜’ 총재의 진단
최상위 소수 아닌 다수를 위한
인간 중심 경제로 균형 찾아야
대기업·부자 정당한 세금 내고
직원 임금 올려주면 불평등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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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국제구호개발기구인 옥스팜은 지난달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세계 소득 불평등 실태를 고발한 ‘99%를 위한 경제(An economy for the 99%)’ 보고서를 발표해 주목 받았다.
비아니마 총재는 3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다보스포럼은 그 어느 때보다 글로벌 리더들간에 기존 방식으로 자본주의를 유지할 수 없고, 단순한 경제 성장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건강한 시장경제가 빈곤 해결 열쇠
불평등과 이로 인한 양극화는 경제를 넘어 정치·사회체제를 위협하는 뇌관이 됐다. 비아니마 총재는 “건강한 시장 경제는 빈곤과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지만 우리는 지금 그런 건강한 체제 속에 살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비아니마 총재는 특히 여성의 경제적 차별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베트남 의류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들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어요. 이들이 하루 12시간씩 주6일 노동하며 버는 돈은 고작 시간당 1달러였죠.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그 패션기업 최고경영자(CEO)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급여를 받는데 말이죠.”
비아니마 총재의 고향인 우간다를 비롯해 아프리카 대륙의 국가들은 여성 근로자의 처지가 더욱 열악하다. 그는 “케냐에서 가사 도우미는 대부분 여성인데 최저임금이 공적 부문 종사자에게만 적용돼 다수가 최저 임금에 한참 못 미치는 급여를 받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여성과 남성이 동일한 경제적 기회와 보상을 받으려면 교육을 받을 권리와 양질의 육아 서비스 제공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비아니마 총재는 교육자였던 부모의 지지 아래 유학길에 올라 영국 맨체스터대학에서 항공공학을 전공했다. 남녀를 통틀어 항공공학을 전공한 최초의 우간다인이다. 항공공학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젊은 여성들이 택할 것 같지 않은 분야였기 때문에 도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세계화에 등 돌리기보다 개선해야
비아니마 총재는 “지난 30년간의 세계화는 결과적으로 불평등과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미국뿐 아니라 각국에서 자국 중심주의적이고 국수적인 행태가 당분간 지속되거나 심화돼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그는 “세계화에 등을 돌리기보다는 세계화로 뒤처졌던 수백만 명의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새로운 형태의 세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아니마 총재는 프랑스 주재 대사, 우간다 국회의원, 유엔개발계획정책부서 등을 거쳐 2013년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 총재에 취임했다. 다보스포럼이 공정하고 잘 사는 세상을 위한 경제의 장이 돼야한다며 불평등 문제를 주요 의제로 부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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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팜
1942년 영국에서 시작된 국제구호개발기구로 인도주의적 구호와 공정무역·여성인권·환경보호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엔 세계로 확산되는 소득 불평등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개선책을 모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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