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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트럼프 TPP 탈퇴 선언 파장] 美 제외한 11개국으로 TPP 유지.. 개별적으로 美와 FTA 체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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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P 회원국 대책 고심
호주 총리, 中 참여 시사.. 한국 참여 가능성은 낮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이하 현지시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선언하면서 TPP 참여국들의 대응책 마련도 바빠지고 있다. 지난해 미 대선 때부터 일찌감치 예고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서명을 통해 TPP 탈퇴를 전격적으로 현실화해 충격은 작지 않았다. 모든 TPP 참여국들이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은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기존 TPP는 일부 수정을 거쳐 미국 없이 유지하고, 각국은 미국과 개별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맺는다는 전략을 세우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재계 인사들을 만난 데 이어 노동계 지도자들과 만나 TPP를 탈퇴하고, 참여국들과는 개별적인 FTA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호주는 아예 미국이 빠진 자리를 중국으로 메우자는 제안도 내놨다.

■미국 없이 기존 TPP 유지

호주와 뉴질랜드는 미국이 탈퇴했지만 나머지 11개국만으로도 TPP를 유지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호주 시드니 모닝헤럴드에 따르면 스티비 치오보 통상장괸은 24일 성명에서 야당이 주장하는 것과 달리 TPP 사망선고는 아직 이르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미국 없이는 현 체제로 꾸려나갈 수 없다면서 "매우 유감스럽지만 예상치 못했던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치오보 장관은 TPP를 그냥 내다버릴 수는 없다면서 일본, 멕시코, 캐나다 등 나머지 TPP 회원국들과 '대안(플랜B)'을 조율하기 위해 "기름칠을 좀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제외한 11개국만으로 TPP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뉴질랜드도 이 방안을 지지한다.

뉴질랜드헤럴드는 TPP가 일본, 캐나다. 멕시코, 페루와 뉴질랜드가 맺은 첫번째 FTA여서 이득이 있다고 보는 게 뉴질랜드 정부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토드 매클레이 뉴질랜드 통상장관은 올 들어 처음 열린 각료회의를 마친 뒤 성명에서 미국이 TPP에 잔류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미국이 없더라도 TPP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주 다보스(포럼)에서 TPP 통상장관들을 만났고, 앞으로도 대화를 지속할 것"이라며 "TPP 통상장관들이 앞으로 수개월 동안 협정을 어떻게 진행할지를 놓고 논의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대신 중국 참여(?)

맬컴 턴불 호주 총리는 미국 대신 중국이 참여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턴불 총리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포함해 TPP 참여국 지도자 일부와 이날 아침 미국의 탈퇴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중국은 호주의 최대 무역상대국이다. 턴불 총리는 "중국으로서는 TPP에 참여하는 잠재적 이득이 분명 있다"면서 이날 아베 일본 총리와 대화한 것을 비롯해 다른 나라 지도자들과도 난관에 빠진 TPP를 소생시키는 방안을 놓고 '활발히 논의'했다고 말했다. 만약 중국이 미국을 대신해 TPP에 참여하게 되면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인해 중국과 껄끄러운 한국으로서는 난처한 상황을 피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중국과 함께 한국이 협상 대상으로 추가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은 뒤늦게 TPP 참여의사를 타진했지만 협상이 지체된다며 거부당한 바 있다.

■미국 일대일 FTA 전략

트럼프 대통령은 TPP 탈퇴 행정명령서 서명 뒤 노동계 지도자들을 만나 미국의 탈퇴는 TPP 참여국들과 개별 FTA를 맺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그는 "누군가 잘못하면 협정 파기 서한을 보내고 30일을 기다린 뒤 결정하면 된다"면서 "상대국이 잘못을 시정하지 않으면 협정을 파기하면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미국은 수많은 무역협정을 맺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TPP는 올바른 길이 아니어서 개별 국가와 협상으로 되돌아가 일대일로 협정을 맺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을 제외한 11개 TPP 참여국 가운데 캐나다.멕시코.칠레.페루.싱가포르.호주 등 6개국은 미국과 FTA가 있고, 일본.뉴질랜드.베트남.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 5개국은 없다.

한편 각국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지금까지 TPP를 비준한 유일한 국가인 일본은 앞서 아베 총리가 "미국 없는 TPP는 무의미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으로도 얽혀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도 즉각적인 반응이 없다.

글로브앤드메일에 따르면 쥐스탱 트뤼도 총리나 통상장관 출신인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외무장관은 아무런 반응도 내놓지 않았다.

캐나다는 '일단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특히 보수당 정권이 물러나기 2주 전 맺은 TPP에 대해 현 자유당 정부는 부정적이다.

멕시코도 이렇다 할 반응은 아직 없다. AFP통신에 따르면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교역 '다변화'를 위해 '즉각' TPP 참여국들과 일대일 협상에 나서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트럼프의 멕시코에 대한 압박을 놓고 "대립도 굴복도 하지 않겠다"면서 "해결은 대화와 협상"이라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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