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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음성으로 다가온 인공지능] (하) 이동통신, 가전, 자동차... '음성인식'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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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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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생수가 떨어졌으니 주문해주세요”

아마존의 인공지능(AI) 음성인식 기능 ‘알렉사’가 탑재된 LG전자의 냉장고에 이같이 말을 걸면 다음날 아마존닷컴으로부터 생수가 배달된다. 생수뿐 만 아니라, 냉장고 문을 열어보고 필요한 물품이 있으면 냉장고에 말을 걸어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이제까지 인터넷에 연결된 스마트 냉장고는 여러 가전사가 시행착오를 거치며 출시해 왔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정말 편리하다’는 감동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LG전자의 음성인식 기능이 탑재된 냉장고는 말을 걸기만 하면 물건을 사다주기 때문에 편리성이 비약적으로 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16일 “컴퓨터의 음성인식은 예전에도 존재했지만, 음성인식에 시간이 걸리고 부정확해 신뢰도가 낮았다”며 “지금은 인터넷 상의 수많은 사례를 딥러닝으로 학습시켜 정확하게 언어를 인식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현대자동차는 AI 어시스터트를 탑재한 구글홈에 말을 걸면 차량 잠금을 해제하고 차량 내 온도조절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으며, 레노버는 음성인식을 탑재한 ’스마트 어시스턴트‘, 가전업체 월풀은 올해 아마존 에코로 제어가 가능한 세탁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피커를 출시한다.

국내에선 SK텔레콤이 먼저 음성인식 기술이 적용된 스피커형 단말기 ‘누구(NUGU)'를 출시해 누적 판매대수 4만대를 돌파했다. 이용자가 ’누구‘에 말을 걸면, 음악을 찾아주고, 가전 기기를 제어해준다. SK텔레콤은 꾸준한 업그레이드를 통해 뉴스 섭스, 팟캐스트, 배달음식 주문, T맵 교통정보 등을 추가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국내에선 음성인식 스피커가 이제 막 태동한 단계”라면서 “이용자가 늘고, 말을 걸어주는 과정을 통해 딥러닝이 진척되며 더 똑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KT도 음성인식 기능을 갖춘 원뿔 모양의 IPTV 셋톱박스 ‘기가 지니’를 곧 출시한다. KT의 ‘기가 지니’는 이용자가 말을 걸면 음악을 골라주고, 인터넷에 연결된 전자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의 허브 역할을 갖췄다. 흔한 스피커형 단말기가 아닌 IPTV 셋톱박스에 AI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LG유플러스는 LG전자와 협력해 가전제품과 사물인터넷(IoT)을 연결하는 스마트홈 허브 형태를 갖춘 음성인식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지난 ‘CES 2017’ 현장을 찾은 권영수 부회장은 AI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내면서 AI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 향후 M&A(인수합병)도 시도할 태세다.

IT전문가는 “AI의 음성인식 기능은 집에선 스피커형 단말기에 말을 걸고, 밖에선 스마트폰에 말을 거는 형태로 정착될 것”이라며 “AI가 보다 정확한 자연어 이해 능력을 갖기 위한 딥러닝(심층학습)을 수행하려면, 이용자들이 더 많은 말을 걸어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가전제품 등 단말기는 딥러닝을 위한 음석인식 데이터 구축의 도구일 뿐이며, 향후 AI의 음성인식 기술과 가전사 등 업체 간 협력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한준호 hanjh@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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