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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새해 첫 촛불집회]노랑 풍선 1000개를 하늘로···세월호 유족과 생존자들 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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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11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강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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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새해 첫 주말 촛불집회가 7일 열렸다. 이날 촛불집회는 11번째 주말 촛불집회로 세월호 참사 1000일을 이틀 앞두고 진행됐다. 촛불을 든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 1000일을 기리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1500여개 시민단체가 모인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1차 촛불집회를 열었다. 시민들은 “박근혜는 내려오고 세월호는 올라오라”는 구호를 외치며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본집회는 오후 5시30분쯤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에 대한 시민들의 묵념으로 시작됐다. 이날 촛불집회는 세월호 참사에서 살아남은 경기 안산단원고 학생들과 유가족들의 발언을 중심으로 세월호 참사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성우 김상현씨는 신경림 시인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지은 ‘언제까지고 우리는 너희를 멀리 보낼 수 없다’를 낭독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모인 4·16합창단과 시민들이 모인 평화의나무 합창단은 ‘어머님’ ‘네버 엔딩 스토리’ ‘그날이 오면’ 등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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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11차 촛불집회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생존 학생들을 안아주고 있다./강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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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시40분쯤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 9명이 단상에 올랐다. 이들은 “저희는 가만히 있으라 해서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사랑하는 친구들과 함께할 수 없게 됐다. 괜히 전화도 해보고, 같이 찍은 사진과 영상을 보기도 하고, 꿈에 나와 달라고 간절히 빌다 잠에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는 진실을 감추기 급급하다. 대통령이 나타나지 않았던 7시간. 그 7시간 동안 뭘 했는데 제대로 보고받지 못하고 지시하지 못했을까 조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생존 학생들은 마지막으로 희생된 학생들에게 “우리는 너희들을 절대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을게. 나중에 우리가 다시 만날 때 우리를 잊지 말고 18살 그 모습을 기억해줬으면 좋겠어”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학생들을 안고 눈물을 흘렸다.

오후 7시35분쯤 주최 측은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의미의 ‘1분 소등’ 행사를 진행했다. 촛불을 다시 밝히면서 주최 측은 세월호 참사 1000일을 의미하는 노란 풍선 1000개를 하늘로 띄워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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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청와대가 있는 청운동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강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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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행사가 끝난 뒤 시민들은 청와대가 있는 청운동 방향으로 행진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희생된 아이들의 얼굴 사진이 인쇄된 현수막을 들고 행렬 맨 앞에 섰다. 청운동 동사무소 앞까지 행진한 시민들은 “박근혜를 구속하라” “세월호를 인양하라” “진실을 인양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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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청와대가 있는 청운동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강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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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그깟 1000일이 무엇이냐. 진실을 밝히는 첫 발걸음을 뗄 수 있다면 1만일도, 3만일도, 10만일도 지치지 않고 걸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시민들에게 “지난 1000일 동안 함께 고생해주셔서 감사하다. 이제 새로운 1000일이다. 시민들의 도움으로 한줄기 빛이 보이는 것 같다. 그 빛줄기를 따라 새로운 1000일도 전진하고 또 전진하자”고 호소했다.

주최 측은 오후 8시 기준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인 60만명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64만명의 시민들이 촛불집회에 참가했다고 발표했다. 오후 9시쯤 시민들은 다시 광화문 광장으로 행진해 집회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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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00일을 이틀 앞둔 7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11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까지 행진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강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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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1000일을 이틀 앞둔 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을 추모하는 304개의 구명조끼가 촛불을 밝히고 있다. /강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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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본집회에 앞서 광화문광장 곳곳에서 사전행사도 열렸다. 광화문역 9번 출구 앞에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04명을 기리는 구명조끼 304벌이 국화와 함께 바닥에 놓였다. 거리예술가 이성형씨(37)는 시민들이 9개 공기펌프로 공기통에 공기를 채우면 나팔에서 뱃고동 소리가 나는 작품을 제작했다. 이씨는 “시민들의 힘을 모아 뱃고동 소리를 청와대에 들려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는 ‘송박영신! 국민토크! 바꾸자 3개를 말해봐!’를 주제로 시민들이 새해에 꼭 바뀌어야 하는 3가지 소원을 적었다. 시민들의 소원은 ‘대통령 조기 탄핵’, ‘검찰 개혁’, ‘선거연령 하향’, ‘최저임금 1만원’ 등이었다. 민주노총은 최태원 SK회장의 모습이 그려진 입간판을 향해 고무 공을 차는 행사를 열었다. 환경운동연합은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엽서를 모아 헌법재판관들에게 보내는 행사를 마련했다.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연극인들은 광화문 광장에 임시 극장 ‘블랙텐트’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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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광화문역 9번 출구 앞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구명조끼 304벌이 놓여 있다./강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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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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