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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박진호의시사전망대] 정세현 "위안부 합의 국가이익 반해…얼마든지 폐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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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 위안부합의, 국민정서에 맞지 않으면 폐기로 가야
- 美도 한미 FTA 재협상 한다는데, 위안부 합의도 재협의 가능
- 위안부 재협의 국가신임도 하락? 억지 불과 설득력 없어
- 아베 진주만기념관에 헌화, 위안부 사과는 왜 안 하나
- 아베, 큰 나라 美엔 굴종, 작은 나라 韓은 우쭐대는
- 진주만엔 헌화, 위안부 사과는? 비겁한 아베
- 국제적 합의, 서로가 좋아야지 한쪽만 좋아해선 안 돼
- 위안부 합의 군사정보협정 美 압력에 의한 것
- 박 대통령 1년 전 위안부 결판, 100% 美 외교정책
- 최순실이 위안부 합의 개입? 그것까지 코치 했겠냐
- 위안부재단 일부 현금 수령, 일본한테 돌려주면 그만
- 한중관계 사드 문제 풀릴 때까진 회복 어려워
- 사드 배치, 차기 정부 의지 갖고 하면 뒤집을 수 있어
- 대외비용 줄인다는 트럼프, 사드 배치 중지 논의 가능
- 사드 배치 경북에만 불이익? 中 하고도 남을 것
- 차기 대통령 줏대와 뚝심 있어야
- 반기문 훌륭한 외교관인데, 사생결단하는 뚝심은 글쎄

▷ 박진호/사회자:

오늘(28일)은 한국과 일본이 위안부 문제 협상을 타결한 지 1년이 된 날입니다. 그런데 타결 1주년을 맞는 심정, 편치가 않습니다.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속에서 박근혜 정부의 외교 정책의 연속성에 대한 의문도 계속 제기되는 상황인데요. 미국에서는 트럼프가 예상을 깨고 대통령에 당선이 되면서 또 동북아 정책의 급변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외교 정책을 점검해보는 순서를 준비했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예.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오늘 한일 위안부 합의 1년을 맞았는데요.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합의였던 것 같습니다. 정 전 장관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오늘 아침 신문에 보니까 야권의 대선 주자 아홉 분이 재협의를 하든지 폐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더군요. 이것은 재협의를 해야 되고. 재협의 결과 우리 국민들의 정서에 맞지 않으면, 만족스럽지 않으면 폐기를 하든지 그런 식으로 가야죠. 미국에서도 이게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인 것이. 국제적인 조약이라던가 합의 같은 것은 얼마든지 재협상하고 폐기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도 한미 FTA 재협상 한다고 그러잖아요. 할 수 있는 거예요.

▷ 박진호/사회자:

그 부분에 많은 분들이 관심이 많으시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좀 여쭤볼게요. 12.28 합의가 지금 법적 구속력은 없다는 분석이 많지만. 양국 외교 장관이 어떻게 세계에 약속한 사항이 됐기 때문에. 이게 과연 폐기가 가능한가.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 또 국가 신임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국제적인 조약 내지는 국제적인 합의가 깨진 것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것은 국제적인 조약이나 합의도 국가 이익에 반하면 얼마든지 깰 수 있는 거예요. 약속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서로가 좋아야 하는 것이지. 한 쪽만 좋아서는 안 되는 것이고. 더구나 약속을 한 것을 깨면 국가 신임도가 떨어진다면, 그런 식으로 하는 것은 자기네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억지에 불과하지. 그것은 설득력 없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단호하게 말씀하시는 취지 이해합니다. 지금 짚어볼 것은요. 한일 위안부 합의의 과정인데요. 정세현 전 장관님은 당시 어떻게 보셨어요? 사실 박근혜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정상회담의 전제로 내걸면서 3년 가까이 한일 관계가 아주 냉각이 됐다가 이 합의가 나왔던 건데. 결국 합의의 내용이 문제가 됐던 것이고요.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네. 굉장히 급전직하로 결론이 났죠. 그 배후에 사실은 한 10월 달 쯤 미국의 동아태차관보인가 그 쪽에서 이걸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압력을 놓고 갔습니다. 그것은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이라고 할까. 대중국 압박 정책의 일환으로 한미일 군사동맹을 강화해 나가야 하는데. 한미 관계도 좋고 미일 관계도 좋지만 한일 관계가 위안부 문제 때문에 불편하다. 이것 때문에 대중국 압박 전선에 차질이 생기니까 빨리 한일 간에 화해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국 압박 전선에 빨리 동참하라는 메시지를 보냈죠. 박근혜 대통령이 아베 얼굴도 안 쳐다보지 않았어요. 국제회의에서. 그러더니 갑자기 12월 28일 날 해 넘기기 전에 결판을 내더라고요. 이게 다 금년 11월 달에 서둘러서 체결했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과도 다 연결되어 있는 겁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도 한일 간의 군사 협력을 해야만 한미일 군사동맹이 강화된다고 하는 미국의 정책 때문에 이렇게 서둘렀죠.

▷ 박진호/사회자:

그러니까 미국의 외교 정책에 대한 공조 차원에 대한 배려가 많이 작용했다는 말씀이신가요?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많이 작용한 게 아니라 그게 전부예요.

▷ 박진호/사회자:

그게 전부란 말씀이시군요. 야권에서는요. 최순실 씨의 한일 위안부 합의 결정에 대한 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요. 어떻게 보십니까?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그것까지야. 최순실 씨가 그것까지 코치를 했겠습니까. 그러나 미국이 요구하는 것을 우리나라가 쉽게 거절 못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외교 당국자들이나 대통령들이 미국에 대해서는 No라고 말 못하는. 안 돼, 못하겠어라고 말 못하는 성향이 있죠. 바로 그것 때문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나 작년 말의 위안부 합의가 그야말로 졸속으로 처리가 된 거죠. 미국의 필요를 우리가 충족시켜 준 거예요.

▷ 박진호/사회자:

또 한 가지 짚어볼 것이. 이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일부가 화해치유재단에서 지급하는 현금을 받으신 분들이 있습니다. 이게 재협의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 이런 우려도 나오는데요.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돈이야 일부 받아갔지만 다 받아간 건 아니잖아요. 일본한테 돈 주면 되는 것이지. 정부가 그것은 물어주면 되는 것이고. 그것은 걱정할 것 없어요. 그리고 이게 위안부 할머니 중 일부가 굉장히 생활이 어려우신 분들이 많으니까. 어떻게 합니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데. 주는 돈 받아는 가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게 위안부 합의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근거는 못 됩니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전반적으로 박근혜 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에 주력을 하면서 중국과 갈등이 깊어진 상황인데요. 중국에 치우쳤다는 정부가 어떻게 보면 일본은 징검다리고, 미국과 공조를 튼튼히 한 셈인데. 대중국 관계. 앞으로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사드 때문에 어려울 거예요. 사드 배치 이후에 지금 여러 가지 중국의 대한국 체제가 실질적으로 시작되지 않았습니까. 처음에 중국에 진출해있는 LG나 현대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중국 자동차 회사에 납품을 못하게 하는 식으로 애를 먹이더니. 한류의 공연, 한한령이죠. 관광객 떨어진 것은 오래된 일이고. 앞으로 사드 때문에 한중 관계는 사드 문제가 풀릴 때까지는 아마 회복하기 어려우리라고 봐요.

▷ 박진호/사회자:

지금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사드 배치를 2, 3년 정도 늦춘다고 해서 중국의 생각이 바뀌지 않을 것이다. 이런 입장을 밝힌 적이 있는데. 위안부 합의와 마찬가지로 사드 배치 합의는 뒤집을 수 있는 겁니까?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저는 다음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하면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는 안 되지만. 마침 트럼프 당선자가 대외 개입을 줄이겠다고 한 거예요. 대외 개입을 줄이겠다고 하고. 또 외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들의 경비도 왜 우리가 내야 되느냐. 주둔국에서 돈 더 내야 된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면서 미국의 대외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기 때문에. 사드 배치나 MD 체계 구축은 다 미국의 대외 개입의 확장 개념입니다. 그러니까 줄이겠다고 하는 대외 정책 기조를 가지고 있는 트럼프 정부를 상대로 해서 우리 정부가 확실한 의지만 가지고 있으면 얼마든지 이것은 중지시킬 수 있죠.

▷ 박진호/사회자:

중국에서는 일각에서는 사드 배치가 예정된 경북 지역에 특정해서 불이익을 주자. 이런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던데. 이런 게 현실이 될 수 있을까요?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중국은 하죠. 왜냐하면 이미 사드 찬성했다고 해서 경기도지사 중국 가려고 하다 못 가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경북에서 생산된 물건 못 들어온다. 이런 식으로 나오면 경북 경제에 타격 있죠. 중국은 그런 짓 해요. 미국하고 좀 달라요.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 상징적인 화면이 하나 들어왔는데.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미국 하와이 주 진주만에 있는 애리조나 기념관에 가서 헌화를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참 나쁜 사람들이에요. 진주만은 일본이 41년에 공격을 했던 곳 아닙니까. 그렇게 해서 미일 간의 전쟁으로 번졌는데. 거기 가서는 사과하면서 왜 우리 위안부 문제는 사과 안 합니까. 일본이 큰 나라 앞에서는 시키는 대로 하고. 좀 자기보다 힘이 약하다 싶으면 대통령이 3년 몇 개월 동안을 쳐다보지 않고 사과할 때까지 나는 정상회담 안 한다고 하는 것을, 그것도 무시해버리고 미국의 힘을 빌어 위안부 문제를 밀어붙여 버리고. 일본이 소위 큰 나라에게는 굴종적이고, 좀 작은 나라에게는 뻐기는. 그리고 해달라고 하는 것도 안 해주는. 아주 비겁해요. 독일과는 좀 달라요. 독일은 소위 유태인 학살 문제에 대해서 그 쪽에서 요청만 나오면 총리가 가서 무릎 꿇고 사과하고 헌화하고 다 했죠. 일본은 한 번도 안 하지 않았어요.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최근에 한겨레신문에 칼럼 쓰셨는데. ‘대통령의 외교 안보 철학과 소신’이라는 제목이었습니다. 지금 한국의 대통령이 갖춰야 할 외교적 식견과 자질에 대해서 말씀하신 것 같은데. 지금 대선 주자들 가운데 혹시 정 전 장관님 마음에 부합하는 주자가 있는 것 같습니까?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그런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얘기였었죠. 또 설사 그런 생각에 부합하다고 하는, 비슷하다고 하는 생각이 든다 한들, 그런 사람이 있다 한들 제가 오늘 여기서 얘기할 수 있겠습니까. 사전 선거 운동 되죠.

▷ 박진호/사회자:

그러면 칼럼에서 언급하신 식견과 자질 어떤 겁니까.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제가 77년에 통일원에 들어가서. 직급이 낮을 때는 대통령 근처도 못 갔지만. 김영삼 대통령 때는 비서관을 했습니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차관, 장관 하고. 노무현 정부에서도 제가 장관을 하고 대통령을 가까이서 지켜본 결과. 대통령이 외교 문제와 관련해서 줏대가 있으면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까지는 아니지만 불이익은 적게 받습니다. 국가 이익 면에서. 그런데 대통령이 줏대가 없으면 미국이 하자고 하는 대로 끌려갑니다. 우리 한미동맹이라는 일종의 너울 속에서 미국에게 끌려갈 수밖에 없는데. 미국이 가자는 대로 가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거든요. 미국도 자기네 이익을 챙기고 우리 이익을 짓밟으면서 그런 경우 많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지켜내는 대통령이 몇 분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자기중심성이 분명한 외교 안보 철학과 소신, 그리고 뚝심이 있어야 국가 이익을 챙길 수 있다. 그런 취지로 쓴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참여정부에서도 일을 하셨고. 반기문 총장 누구보다 잘 아실 것 같은데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훌륭한 외교관이죠.

▷ 박진호/사회자:

그 이상 하실 말씀은 없으세요?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거기까지만 얘기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정치는 또 다를. 저는 정치는 안 했지만. 옆에서 지켜보고. 특히 대통령까지 되신 분들을 가까이서 보면 좀 달라요. 사생결단 하는 뚝심이 있죠.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예.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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