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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5 (수)

佛 감정단 "검찰이 보고서 묵살·왜곡…'미인도'는 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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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미인도' 위작 의견 낸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기자회견

연합뉴스

위작 사유 공개하는 장 페니코 대표
위작 사유 공개하는 장 페니코 대표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인도 위작 논란 프랑스 감정팀 기자회견에서 최근 검찰이 고(故) 천경자 화백의 진품으로 결론 내린 '미인도'를 감정한 프랑스 감정업체 장 페니코 대표가 위작 판정 사유를 공개하고 있다.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최근 검찰이 고(故)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를 진품으로 결론 내린 데 대해 프랑스 감정업체 '뤼미에르 테크놀로지'가 27일 공개 반박했다.

뤼미에르 테크놀로지의 장 페니코 사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에서 공개 설명회 겸 기자회견을 열어 '미인도'를 감정한 9가지 근거와 기법 등을 밝히며 미인도는 위작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뤼미에르 테크놀로지는 지난달 '미인도'가 진품일 확률이 0.0002% 라며 미인도가 위작이라는 감정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검찰의 요구에 따라 객관적이고 수량화 가능한 조건으로 작업해 측정치를 추출하고 주관적 코멘트 없이 60여쪽의 방대한 보고서를 제출했으나 검찰이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알고리즘을 이용해 자외선에서 적외선에 이르는 13개 스펙트럼 필터와 특수 카메라 렌즈를 활용해 그림 1개당 1천650개의 단층을 촬영해 작품 간의 차이점을 분석했지만 검사는 이 보고서를 참고자료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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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도 위작 판정 프랑스 감정업체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인도 위작 논란 프랑스 감정팀 기자회견에서 최근 검찰이 고(故) 천경자 화백의 진품으로 결론 내린 '미인도'를 감정한 프랑스 감정업체 장 페니코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16.12.27 jjaeck9@yna.co.kr



특히 페니코 사장은 자사가 심층적 단층분석이 담긴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검찰발표는 허위라고 반박했다. 그는 "뤼미에르 테크놀로지는 자체의 광학기재와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심층 분석 자료를 검찰에 제출했으나, 검찰은 보고서에 1천650개 단층 작업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난 30년 동안 전문가들이 미인도의 작품 출처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불확실성에 시달렸다는 것은 안목감정이나 적외선 검사와 같은 기술을 동원한다고 해서 기대하는 답을 얻을 수 없음을 보여준다"며 검찰 검증 방식의 낙후성을 지적했다.

또 검찰이 뤼미에르 테크놀로지가 사용한 수학적 방법을 자체 실험에서 대입해봤더니 진품조차 진품으로 나올 가능성이 4%라는 검찰 발표에 대해 "검찰이 주장하는 바는 존중하고 받아들이고 싶지만 주장할 때는 근거가 뚜렷해야 한다"며 "어떤 수식과 방법으로 계산해서 그런 결론에 이르렀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미인도가 위작이라고 주장하는 유족 측 공동 변호인단의 배금자 변호사는 "검찰 발표가 나자 마치 위작 논란이 종식된 것처럼 말하는데 이는 잘못됐다"며 "검찰 수사 발표는 중간 발표고 검찰의 판단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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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도 위작 논란, 프랑스 감정팀 기자회견
미인도 위작 논란, 프랑스 감정팀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인도 위작 논란 프랑스 감정팀 기자회견에서 최근 검찰이 고(故) 천경자 화백의 진품으로 결론 내린 '미인도'를 감정한 프랑스 감정업체 장 페니코 대표가 위작 판정 사유를 공개하고 있다 jjaeck9@yna.co.kr



이어 "검찰의 결정에 대해 30일 이내에 항고하고 재정신청할 수 있다"며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등을 비롯한 관련자들에게 개인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명회에는 미인도를 진품이라고 한데 반발해 국립현대미술관을 고발한 천화백의 차녀인 김정희 미국 몽고메리대 교수와 남편인 문범강 조지타운대 교수 등도 참석했다.

빅데이터 전문가 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는 "뤼미에르 테크놀로지가 명암대조 분석값을 근거로 대고 있지만, 진품들을 대상으로 해도 진품이란 게 증명되지 않는다"며 분석방법에 문제를 제기해 기자회견 주최 측과 고성을 주고받는 등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국립현대미술관측은 반박자료를 내고 "오류와 모순을 '과학'이라 주장하고, 한국 미술계 전문가들의 견해와 검찰의 과학적·종합적 수사 결과를 무시하는 뤼미에르사의 태도에 심히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또 "작품의 밝기분포(명암대조값)와 눈의 흰자위의 두께(밝기)가 비교 대상인 9개의 작품과 유사해야 진품이라는 주장은 타당성이 없다"며 진품 확률 계산 방식에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뤼미에르 테크놀로지는 미인도 감정 보고서에서 명암대조값을 근거로 진품확률이 0.0002%, 눈의 흰자위의 두께 수치의 차이를 근거로 진품확률이 0.006%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르면 다른 9개 작품은 100% 확률이어야 함에도 그렇지 않다는 것은 진품확률 계산 방식에 오류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국립현대미술관은 "뤼미에르 테크놀로지는 당초 멀티 스펙트럼 카메라를 통해 미인도의 밑그림(스케치) 전체를 심층적으로 규명할 수 있다고 자신했으나, 발표된 연구내용을 보면 극히 일부인 콧방울 부분 이외에는 밑그림에 대한 심층적인 단층분석의 내용이 없다"며 심층 분석과 관련해 뤼미에르 테크놀로지가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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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도 위작 논란, 프랑스 감정팀 기자회견
미인도 위작 논란, 프랑스 감정팀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인도 위작 논란 프랑스 감정팀 기자회견에서 최근 검찰이 고(故) 천경자 화백의 진품으로 결론 내린 '미인도'를 감정한 프랑스 감정업체 장 페니코 대표가 위작 판정 사유를 공개하고 있다 2016.12.27 jjaeck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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