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미국 등에서도 해마다 되풀이되는 ‘무차별 살인’을 막기 위한 다양한 사회적 노력이 거듭돼 왔다.
일본에서 무차별 살인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계기는 2008년 6월8일 도쿄의 전자상점가인 아키하바라 한가운데서 시민 7명이 숨지고 10명이 크게 다쳤던 ‘아키하바라 칼부림 사건’이다.
두 달 뒤 열린 한 청문회에서 과학경찰연구소는 ‘무차별 살인’을 일으키는 이들의 70%는 무직, 80%는 인격장애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그러자 ‘엄혹한 고용환경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은 사회 부적응자들에 대한 정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후 발표된 대책에는 △사회로부터 고립된 젊은이들을 찾아가는 지역 주민들의 자원봉사 △저소득 청년층에 대한 취업 지원 △보호자들에 대한 각종 지원 등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직접적 대응책으론 2009년 1월 ‘총포·도검류 등 단속법’을 개정해 날 길이가 5.5㎝를 넘는 단도 소유를 원칙적으로 금지한 것을 꼽을 수 있다. 또, 매주 일요일 낮 시간에 아키하바라 중심가에서 실시하는 ‘보행자 천국’ 제도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주변에 시시티브이를 설치했다.
미국에서도 참혹한 총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총기 규제에 대한 찬반 논란뿐 아니라 이런 참사를 불러온 미국 사회의 여러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사회적 노력이 이어졌다. 뉴욕시의 ‘안전한 어린이/건강한 이웃 부상방지 프로그램’(1989년)과 같이 무너진 지역 공동체를 되살리고 아이들을 폭력에서 구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시행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미 덴버에서 벌어진 <다크 나이트 라이즈> 상영관 총격 사건처럼 해마다 비슷한 범죄가 되풀이됐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특히 지난 2010년 6월엔 히로시마의 42살 된 남성이 “회사에 대한 원한이 깊어 아키하바라와 같은 일을 저지르고 싶었다”며 동료 사원 12명을 칼로 찔러 일본 사회를 다시 한번 충격에 빠뜨렸다. 일본 경찰청의 자료를 봐도 해마다 5~10건씩 무차별 살인이 반복되는 것으로 나온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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