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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美금리인상]금융권, 수익성은 '파란불' 건전성은 '빨간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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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데일리 김경은 권소현 박기주 노희준 기자] 미국 기준금리 인상 영향에 대해 금융업계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금리는 금융산업의 수익성을 결정짓는 가장 기본적인 경제변수라는 점에서 일단 금리인상은 금융권에 호재다. 그동안 유례없는 초저금리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했던 만큼 미국 금리인상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볼만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존 채권보유액 평가손실, 대출 부실화 우려, 조달비용 상승 등 우려 요인도 있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위기관리에 나서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은행·저축銀…수익성 보다 건전성 ‘비상등’

은행권은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수익성 고민이 컸던 만큼 미국의 금리 인상이 내심 반가울 수 있다. 시장금리가 올라가면서 순이자마진이 개선되면 은행 수익성에 긍정적이다. 그러나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수요가 떨어지면 되레 이자수익에는 부정적이라는 양면성도 갖고 있다. 서정호 금융연구원 실장은 “대출수요가 늘어나면 은행이 가격결정력을 갖게 되지만 대출수요가 줄면 순이자마진을 높이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건전성 우려는 높아진다. 13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압박은 물론 금리 인상으로기업 구조조정 연착륙이 더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연간 이자 총액은 2조25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취약 차주가 많은 저축은행은 부실 위험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저축은행 전체 개인 대출자 가운데 80%가 7~8등급이고 대출 당시 연소득이 2000만원 이하인 저소득층도 40%로 가장 많다. 저축은행 대출자들은 이미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상승기에 한계 차주로 전락할 가능성이 더 크다.

◇보험…역마진 우려 덜어

보험업계는 역마진 우려를 덜게 됐다. 자산운용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채권평가액 감소로 지급여력(RBC)비율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보험사는 보통 고객에게 보험료를 받으면 채권 등에 투자해 수익을 올린 다음 1금융권보다 많은 금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금리가 낮아지면서 보험사의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실제 지난 2010년 5.9%였던 생명보험업계 운용자산이익률은 이듬해부터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해 지난해 4.0%, 올해 5월엔 3.9%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조재린 보험연구원 금융전략실장은 “기본적으로 금리가 조금이라도 올라가는 것이 건전성 문제에 있어서 저금리보다 낫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 평가액 감소와 저성장 고착화 등에 대한 우려도 상존한다. 금리가 오르면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의 평가액은 낮아고, RBC비율이 하락할 수 있다. 특히 저금리 상황에서 보유 채권의 회계상 분류를 ‘만기보유증권’에서 ‘매도가능증권’으로 대거 변경한 보험사의 경우 이러한 부정적 영향이 비교적 클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사…조달비용 상승에 촉각

카드업계는 조달비용 상승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와 카드채 금리의 상관계수는 0.59로 자금조달을 꾸준히 해야 하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카드사는 예·적금 등을 통한 수신기능이 없어 자금조달을 카드채에 주로 의존한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자금조달 비용이 커져 수익성이 나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조달금리 상승은 불가피해 조달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카드사로서는 수익성이 나빠진다”며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수수료 인상이 필요하나 쉽지 않을 것이고 수익구조 다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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