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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로힝야 학살 촉발 무장세력, 사우디내 망명자들이 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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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파키스탄 게릴라전 경험자들이 로힝야족 훈련시켜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학살 논란 속에, 이번 사건을 촉발한 무장괴한의 경찰 초소 습격사건이 사우디아라비아 등지로 망명한 로힝야족 지휘로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분쟁 전문 연구기관인 국제위기그룹(ICG)은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州)에서 지난 10월 발생한 경찰 초소 습격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신생 단체 '하라카 알-야킨'(Harakah al-Yaqin, 믿음의 운동)에 대한 조사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14일 발표했다.

IGC는 미얀마 안팎에서 활동하는 이 단체의 회원 6명을 인터뷰,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 있는 로힝야족 망명자 위원회가 이 단체를 감독하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특히 이 단체가 인터넷에 게재한 다수의 동영상에 등장한 지도자는 파키스탄 카라치의 로힝야족 이주자 집안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에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로 이주한 '아타 울라'라고 IGC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확정적이지는 않지만, 아타 울라가 파키스탄 등에서 현대 게릴라 전술 훈련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IGC는 이어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등지에서 게릴라전 경험을 쌓은 20명 안팎의 로힝야족 남성이 2년 넘게 수백 명에게 무기 사용법과 사제폭탄 제조기술 등을 전수한 증거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로힝야족 무장세력의 전투 경험은 이들이 국제적인 무장세력과 연관이 있음을 암시한다"며 "그러나 이들은 미얀마내 불교도를 공격대상으로 삼지는 않았으며, 로힝야족에 대한 차별을 끝내고 시민권을 확보하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보고서는 "이들이 종교적인 주장을 펴고 국제 지하드 조직과 관계를 맺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목표가 바뀔 수도 있다"며 "따라서 미얀마 정부는 군사작전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로힝야족의 불만과 고통에 대해서도 고심을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미얀마군은 지난 10월 9일 방글라데시와 인접한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 마웅토 등에서 수백명의 무장세력에 의한 경찰 초소 습격사건으로 9명의 경찰관이 목숨을 잃자, 로힝야족 거주 지역을 봉쇄한 채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정부군이 민간인 학살과 성폭행, 민가 방화 등을 자행했다는 주장이 잇따르면서 '인종 청소' 논란이 불거졌고, 실제로 2만7천명 가량의 로힝야족이 안전지대를 찾아 국경 너머의 방글라데시로 대피했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는 이런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강력하게 반박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란 행렬서 죽은 로힝야족 젖먹이[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얀마군의 잔혹행위를 피해 방글라데시로 도피한 로힝야족 주민들이 피란중 사망한 아이의 장례를 치르고 있다.



연합뉴스

불에 탄 로힝야족 마을[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얀마군의 무장세력 토벌 작전중에 불에 탄 로힝야족 마을.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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