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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코피 아난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 탄압 깊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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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퇴임 유엔 사무총장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코피 아난 전 국제연합(유엔·UN) 사무총장이 6일(현지시간) 이른바 '종족 청소’로 알려진 미얀마 군부의 이슬람 소수민족 로힝야 탄압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아난 총장은 미얀마 양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간인은 항상 보호받아야 한다"며 미얀마 군부에 법에 따라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아난 전 총장과 만난 인권단체는 지난 10월부터 로힝야를 대상으로 자행된 강간, 방화, 표적살해 등의 잔학 행위를 보고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10월9일 경찰 초소 습격으로 경찰 9명이 사망한 사건을 로힝야 족의 짓으로 보고 이후 보복성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아난 전 총장은 또 미얀마 군부가 라카인 주에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접근을 방해하는 것에 대해 "민간을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막아서는 안 된다"며 "모든 지역 사회가 필요로 하는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라카인 주는 미얀마 정부군과 무슬림 소수계 로힝야족 사이의 뿌리 깊은 내전지역이다.

그는 미얀마 국가 자문역 겸 외무장관 아웅산 수지의 지원을 받아 지난 8월부터 라카인 주에서의 로힝야족 탄압 문제 자문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중립적이고 공정한 단체로서 내년 말까지 로힝야 탄압 문제와 라카인 주의 복지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제안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얀마 국적의 6명, 외국 국적의 3명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불교 단체의 입김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다 문제의 당사자인 로힝야족을 대변할 사람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인권 전문가들은 아난 전 총장이 이끄는 위원회가 "로힝야의 상황을 경시하고 있다"며 "상황 개선에만 집중할 뿐 로힝야 족을 향한 인권침해는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시작부터 문제였다"고 지적한다. 위원회는 로힝야의 미얀마 시민권을 부정하는 내용을 담아 1982년 제정된 법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이다. 미얀마 정부는 이 법을 근거로 로힝야를 국민이 아니라고 탄압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전 외무장관 사이드 하미드 알바르 말레이시아 이슬람협력기구(OIC)의 미얀마 특사는 "위원들이 로힝야의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지 않다"며 "조치를 취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라카인에서의 인권 침해를 감시한 동남아시아 기반 인권 단체 포티파이라이츠(Fortify Rights)의 매슈 스미스는 이를 두고 "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관공을 부르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미얀마의 로힝야 '민족 청소’가 계속되면서 노벨평화상을 받은 '인권운동의 아이콘’이자 현 미얀마 실권자 아웅산 수지 자문역의 리더십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말레이시아 나집 라작 총리는 최근 "수치가 진짜 노벨상을 받은 게 맞냐"고 강하게 비난했다.

미얀마에는 100만 명에 달하는 로힝야족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굶주림에 시달리며 지속적인 공격을 당하고 있다.

jo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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