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활성화 기대 vs 성과 창출 미지수' 의견 분분
2010년부터 약 6년을 이어온 소송전 끝에 얻은 결과물이긴 하지만 이번 1번 배아줄기세포 등록이 향후 어떠한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바이오 업계는 일단 다양한 연구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만약 이번 등록이 실질적인 후속 연구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크지 않으리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 뒤처진 배아줄기세포 연구, 되살아날까
그러나 질병관리본부가 황 박사 측의 NT-1을 국가 배아줄기세포로 정식 등록해주면서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이번 등록을 놓고 줄기세포 업계의 의견은 분분하지만, 연구 확대를 위한 일종의 '상징성'을 갖는데는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성체줄기세포를 연구하는 양윤선 메디포스트[078160] 대표는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도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반면 배아줄기세포 관련 한 연구자는 "이미 질병관리본부에 배아줄기세포가 60개 정도가 등록된 상황"이라며 "상징적인 의미는 있겠지만, 활로를 개척하거나 업계에 큰 파장을 미칠 여지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와신상담' 황우석, 배아줄기세포 연구 재개하나
이번 등록에 따라 현재 동물 복제 연구에 전념하고 있는 황 박사가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재개할 가능성도 커졌다.
황 박사는 그동안 질병관리본부가 NT-1 세포주의 등록을 받아준다면 자신이 연구를 속행하는 것은 물론 배아줄기세포를 연구하려는 모든 연구자에게 이 세포주를 분양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서 연구기관이나 연구자가 배아줄기세포를 연구하려면 2010년 생명윤리법에 근거해 도입된 배아줄기세포 등록제도에 따라 질병관리본부에 등록해야 한다.
또 황우석 박사는 해당 배아줄기세포가 '체세포 복제' 방식으로 만들어졌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지만, 질본은 체세포 복제와 단성생식 중 하나를 특정하지 않았다.
2006년 서울대 조사위원회와 2007년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팀은 NT-1이 단성생식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황 박사 연구그룹 중 한명인 현상환 충북대 수의학과 교수는 "우여곡절 끝에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등록을 마치게 된 점은 다행"이라며 "생명공학·재생의학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이번 등록을 계기로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인 지원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1번 줄기세포' 등록에도 갈길 멀어…일부 회의론도
일각에서는 윤리적인 문제 등을 이유로 아직 국내에서 줄기세포 연구와 활용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이번 질본의 등록 결정만으로 확대 해석을 하기는 무리라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질본은 배아줄기세포를 치료제로 개발하려면 세포주 공여자 인적사항·추출 방식·건강상태 등이 명확하게 입증돼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 줄기세포 전문가는 "배아줄기세포의 안정성과 유효성을 입증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므로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며 "아직 줄기세포 관련 법률 정비도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우석 박사 연구팀은 이번 NT-1의 질본 등록을 기반으로 국내 줄기세포 연구진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데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다.
현상환 교수는 "줄기세포 분야 국내 연구진들과 그동안 쌓아온 성과를 공유해 다른 나라에 비해 뒤처진 연구실적을 개선하고 실질적인 성과 창출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황우석 박사 |
kms@yna.co.kr,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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