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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혼자도 즐거워 ③]'책맥' 책방 인기…맥주 한잔 놓고 독서 삼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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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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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나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문화는 서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독서모임, '책맥'(책+맥주) 등으로 변신하고 있는 동네책방은 책과 함께 조용히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려는 이들의 쉼터뿐만 아니라 세상과 소통하는 놀이공간을 자처하고 있다.

서점의 대형화, 온라인화 추세 속에 고사 위기를 맞았던 동네책방은 이처럼 변신을 거듭하면서 오히려 최근에는 늘어나는 추세다.

서점의 경우 신고만 하면 문을 열 수 있는 업종인 만큼 제대로 집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긴 하지만 현재 파악되고 있는 전국 지역서점의 감소세가 둔화되고 있는 데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북카페 등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 같은 흐름은 분명해 보인다.

그만큼 사람들이 책을 찾아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해방촌에 있는 조그만 동네책방인 '고요서사'와 같은 곳이 대표적이다.

주택가 외진 곳에 마련된 불과 몇평 안되는 조그만 공간이지만 책을 '즐기기' 위해 오는 단골고객들의 발길이 꾸준한 편이다. 또 책을 좋아하는 손님들을 고려해 와인을 곁들인 독서모임도 만들어 네 번 정도 운영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모임을 공지하면 서로 모르는 이들이 각자 신청해 한 자리에 모여 와인과 함께 강연이나 강독회를 갖는 식이다. 책방이 개인에게 세상과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차경희(32) 고요서사 대표는 "SNS를 통해 기존 손님이나 새로운 분들이 와서 갖는 모임"이라며 "대부분 한 명씩 신청해서 참여하는 분들"이라고 전했다. 또 "그냥 손님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책방들 자체를 방문하는 분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뿐 아니라 '책맥'은 요새 직장인들 사이의 트렌드다. 퇴근 시간에 맞춰 책방을 방문해 책과 함께 맥주 한 잔을 기울이는 나만의 시간. 삶의 활력소가 되어주는, 오롯한 자신만의 시간이다.

마포구 염리동의 '퇴근길 책한잔'도 이런 이들을 위해 만든 공간이다. 책과 술을 좋아하는 주인장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다보니 만들게 된 책방이다. 이곳의 책은 기성 출판사에서 만든 책 대신 독립출판물들이다. 책과 함께 세상을 공유하고 술도 마실 수 있는 곳이다.

디지털미디어시티역 9번 출구역 근처에 있는 '북바이 북'은 국내 첫 소설 전문서점으로도 유명하지만 술과 함께하는 책방으로도 뜨고 있다. '술먹은 책방'이라는 책까지 낸 주인장은 "일본의 B&B(book&beer)라는 술과 서점을 겸하는 해외 사례에서 아이디어 얻었다고 한다. 책읽을 시간이 없는 직장인에게 술 한잔과 함께 독서를 즐기기에 딱이라는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신촌역 근처에 있는 '꿈꾸는 옥탑'도 말랑한 분위기속에서 술 한잔과 함게 독서를 할수 있다. 테이블마다 책과 스탠드가 구비되어 있어 집인 듯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수 있다.

'책맥'때문만은 아니다. 책방은 다양한 공연 이벤트도 펼친다. 낭독회와 음악공연 등과 함께 모르는 이들이 금세 친구가 되는 것은 이 책방이 손님들에게 주는 덤이다. 사실 책방이라기보다 놀이공간에 더 가까워 보인다.

김종현(33) 퇴근길 책한잔 대표는 "평소에 그냥 서점 들르는 것처럼 책을 사러왔다 가시는 분들도 있고 주말 공연 등 행사가 있을 때는 공연을 즐기러 와서 술도 마시고 얘기도 나누고 그런 손님들도 많다"고 말했다.

손님으로 이곳을 찾았다가 주인장과 친해지는 바람에 공연까지 하게 됐다는 인디 가수 김제형(26)씨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낭독콘서트라고, 책을 읽어주면서 노래를 섞어 한 시간 반 정도 공연하는 걸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또 "퇴근길 책한잔 같은 경우 책을 구매하러 간다기보다 놀러간다는 느낌이 강하다"며 "초면이지만 함께 얘기를 나누고 하다 보면 공통분모도 발견하고 그렇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제일기획에 근무하면서 굵직한 광고 카피라이터로 일하다 강남 선릉역 인근에 동네책방 '최인아책방'을 연 최인아(55) 대표는 "주로 인근 직장인들이 혼자 와서 책을 즐기고 가는 분들이 많다"며 최근 책방에서 열고 있는 강연과 관련해서도 "혼자 오시는 분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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