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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논란쓰]땅콩부터 정유라까지..성숙한 금수저는 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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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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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인가, 똥수저인가"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남긴 SNS 글이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그는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있는 우리 부모 가지고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말고. 돈도 실력이야"라고 남겨 자신이 받고 있는 대입, 학사 특혜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공직자, 기업인 2·3세들의 미성숙함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세월호 사건에 대처하는 한국 사회 분위기에 "미개하다"고 말한 정몽준 당시 서울시장 후보 아들과 '땅콩회항'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그랬습니다. '운전기사 폭언·폭행'으로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과 정일선 현대BNG스틸 사장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롯데그룹 두 형제는 돈 앞에 가족도 없었습니다. 금수저들의 뺑소니, 음주운전 따위는 일상입니다. 한 예능에서 논란만 남기고 퇴장한 요리사 맹기용 씨는 돌연 래퍼로 변신해 힙합 경연 프로그램에 출연했습니다. 관련 기사 댓글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싸늘한 '넷심'만 확인했죠. 무조건적인 비난이었을까요, 준비되지 않은 금수저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의 전형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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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사회를 작품에 녹인 영화 '베테랑'(가운데), '검사외전' '특별수사' '카트' '성난 변호사'(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스틸컷

영화·드라마에서조차 '착하고 겸손한 금수저'는 보이지 않습니다. '베테랑'의 조태오(유아인 분)가 그랬고, 남궁민이 연기한 SBS 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의 남규만이 그랬습니다. '내부자들'에서 흙수저 검사 우장훈(조승우 분)과 경쟁하는 동료 검사들도 마찬가지였죠. 간혹 따뜻한 사람으로 회개하는 '실장님'들은 그저 캔디와의 사랑에 응답했을 뿐입니다.

'베테랑' 조태오가 SK그룹 최철원을 모티프로 탄생한 것은 이미 유명합니다. 그는 이른바 '야구 방망이 구타 사건'으로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시간 120시간을 받았습니다. '특별수사:사형수의 편지' '검사외전' '카트' '미생' '풍문으로 들었소' 등 갑질을 다룬 작품이 유독 눈에 띄는 요즘입니다. 영화와 드라마가 현실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영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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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쩌면../이미지=Getty Images Bank

이런 상황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외국 사례는 부럽기만 합니다. 카네기, 록펠러, 빌 게이츠에게 계승된 미국식 기부 문화의 효시 조지 피보디부터 호텔 화재 현장에서 활약한 셰이크 만수르 빈모하메드 알막툼 두바이 왕자까지. 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 윌리엄 왕세손은 응급 헬기 조종사로 일하며 주야 교대 근무까지 합니다. 7년 6개월 동안 헬기 조종사로 군 복무도 마쳤죠.

동생인 해리 왕자는 분쟁 지역인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돼 주목받았습니다. 지난 2008년 4개월 간 보병으로 한 차례, 2012년 헬기 조종사로 두 번째 파병을 마쳤습니다. 물론 그들의 행동이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아닌 보여주기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금수저들에게는 그마저도 없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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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재벌 등은 흔히 사회 지도층이라고 불립니다. '금수저' 2세들은 미래의 지도층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하지만 책임의식 제로, 공감능력 제로, 그 자리에 편법과 갑질만 채워넣은 지도자를 누가 따를 수 있을까요. 국민들은 거창한 변화보다 배려심을 갖고 불법을 저지르지 않는 성숙한 당신들을 바랍니다. 사회는 더이상 도금된 수저를 원하지 않습니다.

ocmcho@fnnews.com 조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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