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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무보 수출신용보증 '구멍숭숭'…떼이는 돈 10%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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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뉴엘같은 사기대출 악용돼 관리감독 강화해야"

뉴스1

서울 종로구 서린동에 위치한 한국무역보험공사 본사 모습© News1 윤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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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한국무역보험공사의 선적전 수출신용보증 사고율이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 보증기관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신용보증이 모뉴엘 사태 등 일부 중소기업의 대출사기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어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무보의 선적전 수출신용보증 사고율은 9월말 현재 9.41%로 무보 전체 평균 사고율(0.5%)에 비해 19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같은 사고율은 신보와 기보 등 보증기관의 사고율보다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신보와 기보의 사고율을 각각 3.9%, 4.5%다.

무보 관계자는 "올해 높은 사고율은 중소조선사에 대한 선적전 신용보증 지원 후 중소조선사의 불황이 지속돼 거액의 보험금이 지급됐기 때문"이라며 "중소조선사 보험금을 제외하면 사고율은 당초 계획 수준인 6.21%"라고 설명했다.

선적전 수출신용보증은 수출기업이 수출물품을 제조·가공하거나 조달할 수 있도록 은행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필요한 자금을 대출받을 때 사용되는 담보다. 금융기관은 무보의 수출신용보증을 담보로 수출기업에 돈을 빌려주고 만약 수출기업이 상환하지 못하면 무보는 수출기업을 대신해 금융기관에 돈을 갚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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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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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보의 선적전 수출신용보증 제도가 신보, 기보의 일반보증 제도와 동일하다는 지적에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지난 2013년 공급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그 결과 이용 규모는 2013년 3조2893억원, 2014년 2조9914억원, 2015년 2조6547억원, 2016년 2조3800억원 등 매년 줄고 있다. 2017년 예산안에서도 올해보다 5700억원 줄어든 1조8100억원으로 편성됐다.

선적전 수출신용보증은 지난 2014년 모뉴엘 사태 당시 뭇매를 맞았다. 당시 모뉴엘은 수출물량과 대금을 부풀려 서류를 조작, 무보로부터 보증서를 발급받고 이를 사용해 은행으로부터 3860억원을 대출 받았다. 수출신용보증을 악용한 대표적인 사례다. 모뉴엘 사태가 발생했던 2014년 선적전 수출신용보증의 사고율은 12.25%에 달했다.

게다가 최근 벌어진 TV수출업체 '온코퍼레이션'의 보증 사고 역시 수출신용보증을 이용하다 발생해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 11일 무보 국정감사에서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여야 의원들은 무보가 모뉴엘에 이어 온코퍼레이션에 대한 부실 보증으로 1500억원대 규모의 손실을 볼 위기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수출업계는 무보의 연이은 부실 보증에 자칫 수출 중소·중견기업의 자금줄이 막힐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은행 등 금융기관이 무보의 보증서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중소 수출업체 관계자는 "무보의 부실 보증의 불똥이 수출 중소기업의 자금난으로 튈 수 있다"며 "모뉴엘과 온코퍼레이션 사태로 수출 중소기업의 보증이 줄고 은행 대출이 어려워질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yagooj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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