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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후배들에게는 이런 일 일어나지 말아야"…김경감 빈소 둘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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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 이틀째 조문객 발길 이어져

유족들, 방탄조끼 미착용 보도 접한 뒤 분통

뉴스1

지난 20일 마련된 '오패산터널 총기사건'으로 숨진 故 김창호 경감의 빈소 2016.10.2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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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태헌 기자 = "만세반석 열린 곳에 내가 편히 쉬리니…"

사제총기에 맞아 쓰러진 고(故) 김창호 경감의 장례 이틀째인 21일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침묵을 깨고 찬송가가 나지막이 울려 퍼졌다. 김 경감의 종교는 불교였지만 장모의 뜻으로 추도예배를 하게 됐다.

"김창호 경감의 죽음은 명예롭고 의로운 죽음입니다. 다른사람을 위해 생명을 내어준 고귀한 희생입니다. 생전에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차라리 자신의 본분을 다 하지 않았더라면…그랬다면…"

찬송가가 끝나자 박태근 교문교회 부목사가 추도문을 읽어 내려갔다. 생전 김 경감의 모습을 떠올리는 말들은 유족들 울음소리에 묻혀 잠시 멈추기도 했다.

김 경감의 장모 신모씨(79·여)는 추도예배를 마친 박 부목사의 두손을 잡고 "어떻게 하면 좋아요. 그 착한 애가…"라고 주저 앉았다.

사고 첫날 슬픔에 잠겨있던 유족들은 언론보도 등을 통해 당시 상황을 접하곤 억울함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신씨는 "뉴스와 신문을 보니 창호가 방탄조끼도 안 입고 현장에 나갔다고 한다"면서 "어떻게 경찰은 안전장비 없이 나가고 그 범인은 조끼를 입을 수 있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이런 식이라면 누가 경찰을 하고 싶어할 지 모르겠다"며 "창호 죽음은 너무 속상하지만 (경찰)후배들에게 다시 이런 일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경감의 빈소에는 정치인들과 관료, 동료 경찰관 등 그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한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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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웅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송파구 가락동 경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창호 경감 빈소를 찾아 조문 하고 있다.2016.10.2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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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20분쯤 빈소를 찾은 김현웅 법무부장관은 유족들을 만나 "애통하는 마음"이라며 위로를 건넸다. 이번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는 보호감찰제도에 대한 질문에는 "(정책적인)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잘 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경찰에 따르면 성씨는 범행 당시 관리가 가장 느슨한 '자료보관대상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우범자 관리대상자는 재범 가능성 정도에 따라 중점관리대상자(매달 주변탐문), 첩보수집대상자(3개월마다 첩보수집), 자료보관대상자로 나뉜다.

특수간강 등 전과 7범으로 첩보수집 대상자였던 성씨는 지난해 5월25일 전자발찌 착용자의 관리등급이 강화되면서 중점관리대상자가 됐다가 지난 7월28일 다시 전자발찌착용자의 관리등급이 낮아지면서 자료보관대상자로 분류된 바 있다.

앞서 오전 9시40분쯤엔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주승용 의원 등 동료 의원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안 전 대표는 "가슴이 아프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경찰의 날인 지금 이 시간에도 현장에서 성실하게 뛰는 경찰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곧 이뤄질 예산안 심사에서도 경찰 안전을 위한 부분들을 위해 최대한 살피겠다"고 덧붙였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백주대낮에 거리에서 총기사고가 났다. 국민들 충격이 크다"며 "경찰이 안전해야 국민이 안전할 수 있다는 사실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예산 지원 등에 대해서는 "민생치안에 필요한 장비와 매뉴얼, 인력 등 일체를 점검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밖에 오전에는 한원호 강북경찰서장이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 한 명 한 명을 맞았다. 김현웅 장관과 봉욱 검사장, 안 전 대표 등이 왔을 땐 경찰에 대한 조언과 당부를 귀담아 듣기도 했다.

김 경감은 19일 오후 6시33분쯤 서울 강북구 오패산 터널 인근에서 피의자 성모씨(46)가 쏜 사제총에 맞아 숨을 거뒀다. 당시 성씨는 10여 차례 쇠구슬로 된 총을 발사했고 이는 김 경위의 폐를 관통했다.

전과 7범인 성씨는 지난 2003년 청소년을 성폭행해 징역 5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 교도관을 폭행하고 흉기로 다치게 한 혐의 등으로 징역형을 추가로 받는 등 약 10년간 복역했다. 지난 2014년 1월 법원에서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받은 뒤 범행 당일인 19일 소지했던 칼로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범행을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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