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3 (목)

[박진호의시사전망대] 오사카 혐한 움직임 심각…이유는?

댓글 2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대담 : 도쿄 최호원 특파원

- 우리 국민 연간 400만 명 방문하는 日, 혐한 분위기에 대응하는 일본 정부 지켜봐야
- 도톤보리 폭행 사건... 가해자 폭력배일 가능성 높아
- 日, 혐한 사건 반복된다면 도쿄 올림픽 앞두고 평가 좋지 못할 것
- 오사카, 2013년에 혐한 시위 열리기도... 노골적인 혐한 정서 퍼져
- 오사카 한국총영사관 "여행 중엔 안전 주의하라"
- 日 와사비 테러와 달리 폭행 사건은 충분히 보도하지 않아

▷ 박진호/사회자:

최근 일본 오사카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혐한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글로벌 뉴스. 오늘은 일본에서 발생하고 있는 혐한 사건들과 그 후의 이야기들을 들어보겠습니다. 도쿄 최호원 특파원 연결돼 있습니다. 최호원 특파원.

▶ 도쿄 최호원 특파원:

네. 도쿄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일본의 한 스시 집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고추냉이를 테러한 사건이 큰 충격을 줬는데요. 일본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 도쿄 최호원 특파원:

우선 사건을 좀 간략히 정리하면요. 와사비 테러 사건은 지난 달 말부터 알려진 사건입니다. 오사카의 유명 스시집인 시장스시에서 한국인들에게 와사비, 그러니까 고추냉이를 잔뜩 넣어서 주는 겁니다. 인터넷에 항의 글들이 올라오자 시장스시 측이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는데요. 실제로 와사비를 많이 넣었다. 그런데 보통 한국 손님들이 많이 넣어달라고 한다. 그래서 직원들이 확인하지 않고 많이 넣은 것은 죄송하다. 이런 내용입니다. 사과 내용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일본 방송에서도 소개가 됐는데요. 방송에서는 사진과 비슷한 양의 고추냉이를 스시에 직접 넣어서 먹어보기도 하고요. 방송 참가자들이 정말 너무 많이 넣은 것 같다. 이렇게 평가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시장스시의 대응은 더 황당했습니다. 사건 이후에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다시 시장스시를 방문했는데요. 이번에는 아예 고추냉이를 넣지 않은 스시를 제공했습니다. 일부 한국인들이 고추냉이를 넣지 않았다고 항의했더니 한국인들은 고추냉이를 넣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 이렇게 답변을 했다고 합니다. 저도 스시를 좋아해서 도쿄에서 많이 먹고 있는데요. 고추냉이가 들어가지 않은 스시는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이게 참 어처구니가 없는 사건인데요. 이보다 더 심한 폭행 사건도 있었다고요.

▶ 도쿄 최호원 특파원:

네. 지난 5일에 오사카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도톤보리를 찾은 한국인 가족에게 일어난 일입니다. 이 가족들이 도톤보리 거리를 걷고 있는데 일본 청년 2명이 다가와서 이 가운데 한 명이 갑자기 14살 아들의 배를 발로 쳤다는 겁니다. 굉장히 놀랐겠죠. 이들은 폭행을 가한 뒤 유유히 사라졌는데요. 둘 다 건강한 체격에 팔에 문신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귀국해서 저희 SBS와 통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 일본인 20명이 있었지만 아무 도움도 받지 못했다.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물론 가족 분들은 서둘러 여행을 마치고 귀국을 했고요. 그런데 뉴스가 전해진 뒤 인터넷에서는 나도 폭행을 당했다. 이런 글들이 또 올라왔습니다. 지난 달 말인데. 역시 도톤보리 거리를 지나던 여성 관광객에게 일본인 여성이 발로 엉덩이와 다리를 찼다는 겁니다. 현재 주오사카 한국 총영사관은 홈페이지를 통해서 도톤보리 여행 중에는 안전에 주의하라. 이렇게 공지를 띄워놓은 상태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이 폭행은요. 이른바 고추냉이 테러와는 또 다른 차원의 심각한 문제 같은데요. 일본 내 반응은 어떻습니까?

▶ 도쿄 최호원 특파원:

사실 그런데 폭행 사건은 와사비 테러만큼 충분히 보도되지 않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 일본의 공영방송인 NHK가 단신으로 보도하기는 했습니다. 제가 일본 기자 한두 분과 이 사건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봤는데. 일단 14살 소년을 폭행한 일본인의 경우에는 문신을 했다는 것을 봐서는 폭력배일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도톤보리는 유명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오사카의 핵심 유흥가이기도 합니다. 술집도 많고, 파칭코도 굉장히 많고, 심지어 성매매까지 이뤄지는 곳입니다. 그만큼 야쿠자와 폭력배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사태는 예전부터 있었던 상황이니까요. 그런데 최근 들어서 폭행 사태까지 일어난 것은 분명히 혐한 정서와 관련이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 일본 언론들은 일부 과격한 사람들의 돌출 행동 아니냐. 오사카 지역의 전체적인 혐한 분위기로 보기는 어렵다. 이렇게 평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관련 보도도 굉장히 적습니다. 한 일본 기자 분은 NHK의 보도를 언급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기는 했습니다. NHK가 보도한 것을 봐서는 그래도 이게 가벼이 볼 일이 아니라고 판단을 했고. 또 방송 보도를 통해서 일본 정부 관계자들에게도 신경을 써봐라. 이런 메시지를 준 것 아니냐. 이렇게 평가를 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일본 정부나 오사카시, 이런 곳에서 이번 혐한 사건들에 대해 얼마나 신경을 쓸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최 특파원 전해주신 사건들이 모두 오사카에서 발생을 했는데요. 사실 우리 관광객들이 도쿄에도 많이 가는 편인 것 같은데요. 유독 오사카에서 이런 일이 반복되는 이유가 따로 있나요?

▶ 도쿄 최호원 특파원:

원래 오사카는 예전부터 일본에서 우리 재일동포들이 가장 많이 사는 도시입니다. 그만큼 역사적으로 한일 교류도 많았고 갈등도 많았던 곳입니다. 그래도 세월이 흐르면서 오사카 일본인 대부분이 재일한국인들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사이에 일본 사회가 보수화 되면서 다시 노골적인 혐한 정서가 퍼지고 있는 겁니다. 2013년의 경우에는 일본에서도 굉장히 화제가 됐었던 동영상이 있었는데요. 혐한 시위 동영상이. 극우단체 회원인 여중생이 오사카에서 한국인들이 모여 사는 츠루하시라는 지역을 찾아가서, 이 츠루하시에서 대학살을 실행하겠다. 이런 발언을 했습니다. 일본인들도 굉장히 충격을 받은 사건입니다. 그만큼 오사카가 혐한 시위 분위기가 좀 크게 올라오고 있는데요. 오사카는 지난 1월에 일본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혐한 시위자의 이름을 공표하는 혐한 시위 억제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최근에 오사카의 혐한 시위 수준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사실 일본 여행을 가는 것은 일본을 보고 어떻게 보면 따뜻한 마음으로 가는 건데. 이런 대접을 받는다는 게 참 말이 안 되는 것 같은데요. 일본 내에서도 일본의 관광 산업에서도 한국인 관광객들이 중요한 배경 아닌가요?

▶ 도쿄 최호원 특파원:

맞습니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가 1,974만 명입니다. 이 가운데 한국인은 400만 명으로 2위입니다. 20% 정도를 차지합니다. 물론 1위는 중국이고요. 오사카는 또 한국인이 제일 많이 찾는 도시입니다. 도쿄보다 많습니다. 연간 120만 명이 찾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인들의 1인당 관광 소비액은 85만 원 정도로 다소 낮습니다. 중국인들은 300만 원 이상을 쓰고요. 하지만 한국인 관광객들은 절반 이상이 일본을 3회 이상 방문했던 사람들이고. 짧게 짧게 자주 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관광 소비액은 이런 이유로 좀 낮게 잡히지만 결코 이런 대접을 받을 수준이 아닙니다. 또 일본도 이런 혐한 사건이 반복되어서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안전한 국가다. 이런 평가를 받지 못할 겁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소식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 최호원 특파원이었습니다.

※ ⓒ SBS & SBS콘텐츠허브 :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
☞ No.1 소셜 동영상 미디어 '비디오머그'로 GO GO~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