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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英 재무부 '하드 브렉시트' 땐 정부수입 90조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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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단일시장 이탈시 15년 후 GDP 5.4∼9.5% 감소 추정

연합뉴스

영국 파운드화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이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로 갈 경우 EU에 잔류하는 것과 비해 15년 후 국내총생산(GDP)이 5.4~9.5% 적을 것이라는 게 영국 정부의 추정이라고 일간 더 타임스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드 브렉시트는 영국이 앞으로 EU 회원국들과 벌일 브렉시트 협상을 통해 모종의 '무역협정'을 맺는 대신에 일반적인 세계무역기구(WTO) 무역규정들을 적용해 EU 단일시장과 교역하는 방식을 뜻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더 타임스는 이번주 브렉시트 협상을 준비하는 내각 한 위원회에서 논의될 보고서 3개 가운데 하나가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무역이 약 5분의 1,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약 5분의 1 각각 줄어들고, 이 같은 무역과 FDI 감소가 장기적 경제 효율성에 전반적인 하락을 초래해 생산성 수준도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보고서는 "이 같은 경제규모 위축으로 15년 뒤 정부 재정 수입이 380억파운드(약 52조4천억원)에서 660억파운드(약 91조원) 적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올해 정부가 예상하는 연간 세수입(7천160억파운드)의 10분의 1 가까이에 달하고, 국민건강서비스(NHS) 한해 예산의 65%에 해당하는 규모다.

보고서에 담긴 '최악 시나리오' 수치들은 지난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재무부가 발표한 '브렉시트 영향' 보고서에 담겼던 수치들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재무부가 추정을 다시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대해 위원회에 참여한 브렉시트 지지파 장관들은 브렉시트 협상에서 타결될 모종의 '무역협정'을 반영하지 않은 까닭에 "매우 현실적이지 않은 수치들"이라고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또 재무부가 브렉시트 국민투표 캠페인 당시의 '공포 전략'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수치는 지난주 테리사 메이 총리가 집권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한 연설에서 이민 억제를 강조하자 '하드 브렉시트' 가능성이 크다는 추측들이 확산된 가운데 보도됐다.

보수당 내 브렉시트 지지자를 중심으로 '하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와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메이 총리가 의회 승인 없이 브렉시트 협상 개시를 뜻하는 리스본 조약 50조를 내년 3월말 이전까지 발동할 것이라고 천명한 가운데 보수당 일부 의원들은 이를 뒤집기 위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재계에서도 '하드 브렉시트'가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총리실 대변인은 "영국 기업들에 EU 단일시장과 교역하고 단일시장 안에서 활동하는 데 최대의 자유를 가져다주는 맞춤형 '협정'을 추구하고 있다"는 협상 원칙을 다시 확인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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